"安, 리더로서 선거 후 당내 분노 달래지도 않아"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이준석 바른미래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 후 미국으로 떠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 성적표를 받고, 딸의 박사학위 수여식 참석을 이유로 미국으로 떠났다. 안 위원장의 낙선 후 행보는 장진영 변호사(바른미래당 동작구청장 후보)가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이 위원장은 19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안 위원장은 본인이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욕구가 굉장히 강했다"며 "그렇게 끌어당겼으면 다음 애프터 서비스까지 완벽히 해야 조직이 되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이 위원장은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낙선 인사 현수막에서 바른미래당, 당 로고, 당 색을 모두 뺐다는 점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 낙선 인사 현수막에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보내주신 사랑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안철수 드림-'이라고 적었다. 바른미래당을 상징하는 색이나 로고가 없으며 당명도 빠져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안 위원장의 낙선 현수막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안 위원장의 낙선 현수막을 본다 하더라도 흰 바탕에 그냥 '안철수'라고 써놓고 당명도 넣지 않았다"며 "과연 이 사람이 당을 생각하고 있는거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에 사실 안 위원장이 한 25% 이상의 지지율을 득했으면 그 지지를 받아서 보통 한 20% 정도 되면 구의원·시의원에 당선된다. 그렇기 때문에 3인 선거구의 구 의원들은 다 당선될 수 있었는데 안 위원장이 공천 갈등부터 시작해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서울 노원병 공천을 두고 안 위원장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공천 잡음이 바른미래당이 선거에서 참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이 위원장은 "결과로 평가를 받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공격을 받는 거다. 왜냐하면 선거가 끝난 다음에 후보들은 자기가 기대한 것보다 성적이 안 나오면 굉장히 화가 많이 나 있다"면서 "그러면 그 화를 달래는 것도 조직 리더의 하나의 관점이다. 그 분노에 대해 안 위원장이 처리를 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 6명이 민주평화당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이 위원장은 "(호남계가) 그 정도로 바보들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평화당이라는 게 결국에는 호남 지역에서 어느 정도 기초단체장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원래 호남 지역은 무소속도 꽤 당선되는 지역"이라며 "그에 상응하는 성과지 그게 지금 민평당이 국민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어서 당선됐다, 이런 건 아닌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 위원장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측근들도 가세했다. 김도식 전 안철수 대표 비서실장은 18일 "젊은 정치인이 정도를 걸으며 자기 컨텐츠를 쌓으며 성장할 생각을 해야지, 정치패륜적 월담을 통해서 단기에 제 욕심만 채우려고 드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힘이 있다고 생각되면 잔뜩 웅크려 있다가 상대가 어려운 지경으로 빠지자마자 정치적 도의 같은 건 저버린지 오래이고 하이에나식의 썩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실장은 “딸자식 가진 아빠가 따로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와 오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 한번 있을 수여식에 잠시 참석하는 것이 축하 외유인가"라며 "이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취하기 위해 소재로 악용하는 행위야말로 정치적 패륜 아닐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후보 측근인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실장의 글을 공유하고 "아무리 급해도 젊은 정치인이 이런 하이에나식 정치는 용서할 수가 없다고 본다"고 안 위원장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