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중장년층 '재개발' 청년층 '일자리' 해결 후보 염두
[더팩트ㅣ노원=신진환 기자] "경험자에게 맡기고 싶다" vs "유일한 여성 후보라서 관심" vs "젊은 만큼 정치도 젊은 정치 기대"
5일 오후 서울 상계동에서 만난 서울 노원병(노원을인 상계 6·7동 제외한 10개 동) 유권자들의 표심은 경륜과 성별, 세대로 나눌 수 있었다. 한마디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과 경험에서 높은 평가를, 강연재 자유한국당 후보는 남성 중심의 정치판을 깰,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이상 기호순)는 패기의 30대라는 점에서 일부 유권자에 낙점을 받았다.
노원병 지역구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만큼 뜨겁다. 특히 노원병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의 전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가 상대적 프리미엄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민심은 꼭 그렇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노원병에선 뚜렷하게 강세를 보이는 정당이 없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생긴 노원병은 특정 정당에 치우치지 않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유권자가 후보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인물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만난 일부 노원병 유권자들은 저마다 개인적 판단에 근거해 오는 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서 찍어줄 후보를 일찌감치 점찍었다.
마들역 사거리에서 만난 주부 심모(60) 씨는 "아무래도 정치라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노원구청장을 해본 김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충분히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계동 근린공원에서 만난 홍모(71) 씨는 "원래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김 후보는 그동안 노원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왔다. 또, 문재인 정부도 북한 핵 문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김 후보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원역 인근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임신부 유모(34) 씨는 "우리나라 여성이 정계에 진출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같은 여성으로서 관심이 쏠린다. 이번 기회에 우리 지역구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국회로 가서 '열일(열심히 일하다)'해줬으면 좋겠다"며 에둘러 속내를 털어놨다. 상계8동 한 아파트에서 만난 이모(50) 씨는 "강 후보가 유세 연설하는 것을 봤는데 당차고 야무진 것 같아서 정치해도 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22·여) 씨는 "이 후보는 상대 당에도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비판하더라"며 "이런 상식적인 개념을 가진 젊은 정치인이 일하지 않는 국회에 자극제가 되도록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원여고 인근에서 만난 요리사 최모(38) 씨는 "이 후보는 방송에서 자주 봤는데, 아는 것이 많고 똑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정치인이 되면 지역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물론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유권자도 있었다. 중장년층에선 아파트 재개발 문제를 해결해줄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계동 19개 단지의 주공아파트는 상당히 노후화됐다. 노원역 인근 Y 부동산 관계자는 "상계동 주공아파트 대부분이 1988년~1990년에 지어진 복도식"이라며 "재개발은 상계주민들의 숙원 사업과도 같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강남구와 같은 교육 특구를 조성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2030 젊은 층에서는 단연 '일자리'를 창출할 후보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극심한 취업난을 타개할 인물을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상계4동에 사는 대학생 김영주(26) 씨는 "저를 포함해 주변에서도 취업이 쉽지 않다. 제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현실이 된 취업난을 해결해줄 후보를 찍어줄 것"이라며 공보물을 잘 살펴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