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김정은 친서 전달' 트럼프 "매우 좋고 흥미롭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예정대로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남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80분간 면담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APF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빅딜이 있을 것"이라며 김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매우 좋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에 '최대의 압박'이라는 용어를 더는 쓰길 원하지 않는다.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대북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한다면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을 예상할 수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도 남·북·미 3국이 함께하는 종전선언을 희망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같은 날 남·북·미 3자 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떻게, 언제 개최할 것이냐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게 없다"면서도 "실무 차원에서의 가능성 검토만 진행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도 6월 싱가포르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한 것 아니겠나.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연동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상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12일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싱가포르 현지에 청와대 직원이 파견돼 프레스센터 장소를 물색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청와대는 다음 달로 예정된 한국-싱가포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파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과 남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제 열흘 후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세계의 시선이 싱가포르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남북미 3국의 종전선언이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김 부위원장과 80분가량 면담했다. 면담은 김 부위원장이 오후 1시 12분께 백악관 집무동 앞에 차량으로 도착한 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안내를 받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