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김종민 vs 안철수·김문수' 구도 형성…미세먼지 공방
[더팩트 | 김소희 기자] 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정의당 김종민 후보가 30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맞붙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박원순 7년 시정'을 공격하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7년 만에 격돌한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팽팽한 신경전도 눈길을 끌었다.
◆ 김문수 "박원순, 재개발 규제 구역 '판자집' 살아봐라"
김문수 후보는 후보별 공약과 검증 토론회에서 재건축·재개발 문제와 관련해 "오히려 규제 속에서 투기가 더 많아진다"며 자신의 공약인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그는 "투기는 오히려 투명하게 예측 가능하게 규정을 잘 운영하고 미리 공시하고 허락해줄 때 줄어든다"며 "투기는 항상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이뤄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강남을 많이 묶었다. 묶기 때문에 강남 사람들만 집값이 올라가 덕을 봤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준비해 온 재건축 지역의 판자촌 사진을 들어 보이며 "현재 박원순 후보는 기본적으로 철학 자체가 도시 자체를 낡게 계속 유지하자는 건데 정말 박 후보가 이 동네에 와서 같이 사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미 10년간 과거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1000개가 넘는 뉴타운 재개발을 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서울을 간신히 교통정리를 했는데, 김문수 후보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문수 후보도 이에 맞서 "박 후보가 서울 용산구 청파동, 서교동에 가보셨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냄새가 난다. 못 산다. 박 후보가 꼭 이 현장에 가서 한번 살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들 보고는 살라고 하고 벽화를 그리고 마을을 깨끗하게 하고 그러는데, 본인은 왜 거기서 안 사는지 정말 묻고 싶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 안철수 "박원순 도우미" vs 김종민 "김문수와 생각 비슷"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시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장을 바꿔야 미세먼지를 해결한다"고 박 후보를 향해 맹공을 폈다.
김문수 후보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고통을 호소하고, 핵폭탄보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공세를 폈다. 안 후보 역시 "미세먼지 농도가 박 후보 취임 기간 동안 7.3% 나빠졌다. 팩트"라며 "초미세먼지는 어떻게 되나. 8.7% 나빠졌다. OECD 데이터를 보면 40%가 나빠졌다"고 거들었다.
안 후보는 이어 "어쩌면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렇게 점진적으로 악화된 게 박 후보가 생각을 바꾸지 않아서 결국 이런 것 아닌가"라며 "박 후보가 생각을 안 바꾸면 시장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시장을 바꿔야 미세먼지를 해결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었던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가 훨씬 서울시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다"며 "서울이라는 곳이 경기도 한 가운데에 있는데, 서울이 아무리 잘해도 경기도 공기가 결국 다 섞이는 게 아닌가. 호흡공동체 아닌가. 그땐 어떤 일을 했나"라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시장을 바꿔야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안 후보 발언에 "이게 서울시장만의 책임이라고 보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공세가 박 후보에게 집중되자 김종민 후보는 "시민들의 관심사는 현재 미세먼지를 어떻게 없애야 하는지다"라며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들은 미세먼지를 어떻게 저감시킬지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김종민 후보가 박 후보와 비슷한 입장을 펼치는 것을 본 뒤 "박 후보님 도우미로 나오신 것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김종민 후보는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할 수 있느냐"며 발끈했다. 이어 "안 후보와 김문수 후보 사이에는 도랑이 흐르지만, 박 후보와 저 사이에는 한강이 흐른다"며 "김문수 후보와 하루 빨리 단일화 하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후보는 이어 안 후보에게 김문수 후보와 선거 슬로건이 '바꾸자 서울'로 똑같다고 지적하며 "두 분이 얼른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슬로건 바꾸자 서울은) 제가 먼저 만들었다"며 "제가 V3 백신을 개발한 사람인데 저작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미세먼지 대책을 들은 뒤 "안 후보의 공약 중 미세먼지 대책이 저랑 생각이 비슷해서 반갑다"고 추켜세웠다.
◆ 김문수 "퀴어축제는 동성애 인증" vs 김종민 "혐오발언"
김문수 후보와 김종민 후보가 동성애 설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김종민 후보가 '동반자관계 인증제'를 공약으로 내걸자, 에이즈 감염과 출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후보는 "혐오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에 "박원순 후보의 퀴어축제처럼 동성애 인증제도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동성애가 인정되면 에이즈는 어떻게 검증하고, 출산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김종민 후보를 몰아세웠다.
김종민 후보가 발표한 동반자관계 인증제는 노인의 동거, 비혼이나 동성 가정, 장애인 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보호하자는 제도다.
이에 대해 김종민 후보는 "김문수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게 인권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그러니 올드보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에이즈는 전혀 동성애랑 상관이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에서 확인됐다"며 "동성애 문제도 출산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