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임팩트'가 부족"…박원순·김문수·안철수, 첫 TV토론 주목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30일 서울시장 후보들의 첫 TV 토론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TV토론에 유독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TV토론 후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이날 저녁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첫 TV토론에 나선다. TV토론은 후보별 정책 검증 등으로 유권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후보들은 첫 TV토론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변호사 출신이면서 서울시장 3선에 나선 박 후보는 TV토론에서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 역시 수십 년의 정치 이력을 고려할 때 임기응변으로 자신의 단점을 피하고 장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에 비해 안 후보는 TV토론에 상대적으로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제19대 대통령 선거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보인 몇 가지 장면 때문이다. 안 후보는 당시 TV토론에서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안철수입니까? 갑철수입니까?" 등의 말은 여전히 회자될 정도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TV토론 후 급락했고, 이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안 후보는 대선에서 3위에 그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당시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선평가위원회는 '19대 대선평가보고서'에서 결정적인 패인으로 'TV토론'을 꼽았다.
보고서는 "안 후보는 TV 토론에서 크게 실패했다"며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고,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평가위는 안 후보가 TV토론에서 실패한 것은 "안보·대북정책·사회정책에 있어서는 이전 정부의 정책들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했고, 개념이나 철학적 이해, 가치관의 정립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대선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에게 TV토론은 그만큼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런 안 후보가 1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이날 첫 TV토론에 나선다. 1년 전과 나아졌을지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첫 TV토론을 고려할 때 안 후보 역시 상당한 준비를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 최단비 안 후보 캠프 대변인은 29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토론에 대해 준비를 안 한건 아니지만, TV토론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지는 않았다"며 "토론이라는 것이 공약과 관련한 질문, 서울시와 관련한 질문들이다. 그런 것들은 공약 발표와 비슷하다. 토론을 위한 준비보다는 공약을 중심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TV토론 후 지지율이 하락한 경험으로 안 후보에게 부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묻자 최 대변인은 "첫 TV토론이라는 점에서 긴장을 많이 할 것 같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토론을 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대변인의 말처럼 안 후보는 28일과 29일 각각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와 관훈토론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두 토론회와 TV토론회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TV토론회에서는 후보별 날카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안 후보가 설마 지난 대선 때처럼 '제가 MB 아바타입니까'와 같은 그런 말은 안 하겠죠"라고 웃으며 "사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완벽을 추구했다고 본다. 논리를 중요시하고 말의 완벽성을 기하다 보니 시청자에게 다가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줄기보다는 잔가지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TV토론 시청자에게 임팩트를 주지 못했고, 결과는 알다시피 나빴다. 이번 TV토론에서는 얼마나 실수를 줄이느냐가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번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의 TV토론은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상황이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평화, 비핵화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급변하는 정세에 국민 시선이 쏠려있기 때문이다.
황 평론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에 국민의 시선이 쏠리면서 지방선거가 사실상 묻힌 느낌이다. 국민이 이번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