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차질 빚나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를 일방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3일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노동신문

'맥스선더' 시작 5일 지나고 비판…이산가족 상봉행사 가능성 낮아져

[더팩트 | 김소희 기자] 북한이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다음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도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북한은 전날 0시 30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일방 통보했다.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자며 대표단 명단을 알려온 지 하루도 안 돼 회담을 취소하면서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주(駐) 영국 북한 공사의 국회 기자회견을 이유로 댔다.

맥스선더 훈련은 지난 11일부터 2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미 전투기 100여 대가 참가 중인데, 군 당국은 남북 대화 분위기를 고려해 맥스선더 훈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언론을 통해 훈련 일정과 규모 등이 3월부터 소개됐다. 지난 1일에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F-22 스텔스 전투기8대와 B-52 전략핵폭격기도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15일까지만 해도 북한은 맥스선더 훈련 등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16일이 되어서야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 도발"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태 전 공사에 대해서는 '천하의 인간쓰레기'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연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의 목표는 현존 핵무기 보존"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4일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탈북자에 대해 '제일 먼저 제거해야 할 인간 쓰레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한국 정부가)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예정대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진행할지 관심이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23~25일 중에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미·중·러·영 등의 취재가 허용됐고, 한국은 '통신사와 방송사 중 각 1곳'으로 취재가 허용돼 선발 절차가 끝났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준비 기간이 2~3개월 정도 걸리는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개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추측이 나온다. 정부는 조속한 고위급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통지문을 전날 북측에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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