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석에 응모자는 45명…박근혜 첫 재판 경쟁률은 7.7대 1
[더팩트 | 서울회생법원=김소희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 "준비해둔 좌석에 비해 응모자가 적어서 응모에 참여한 모든 분에게 방청권을 지급하겠습니다."
16일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권을 추첨했으나 참석자가 적어 응모자수가 미달됐다. 서울지법은 이날 대법정 150석 중 방청 응모자를 위해 모두 68석을 마련했지만, 이날 방청에 응모한 참여자는 45명에 그쳤다.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방청 응모를 시작했다. 마감 시간인 오전 11시까지 1호 법정은 한산했다. 현장을 찾은 취재기자 수가 응모자 수보다 많았다.
지난해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을 앞두고 진행된 방청권 추첨에 525명이 몰려 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정농단' 최순실 씨의 첫 재판 방청석 70석 추첨에도 213명이 몰려 2.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권 추첨도 오전 10시부터 응모가 시작됐는데, 오전 9시가 되기 전부터 응모자가 모여 건물을 돌아서까지 줄이 이어지는 등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나치게 한산한 탓일까. 1호 법정을 찾은 시민들은 줄을 서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했다.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1호 법정 앞 의자에서 대기하던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들어간 모습을 확인한 후에 방청권을 받았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한다는 김모(24·여) 씨는 "추첨장에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민망했다"며 "줄을 설 줄 알았는데 너무 없다"고 말했다.
오전 일을 쉬고 응모 현장을 찾은 이도 있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중열(57) 씨는 "점점 조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것이 많은 것 같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눈물을 훔친 이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조모(55·여)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국민을 기만한 줄 몰랐다"며 훌쩍였다. 다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혀지는 것 같아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23일 서울중앙지법 서관에서 열린다. 방청권을 받으려면 본인 신분증과 응모권 부본을 지참해야 한다. 방청권은 타인에게 양도나 대여할 수 없다. 반드시 본인 신분증과 함께 재판이 끝날 때까지 갖고 있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에서 3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재임 당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에게 다스 미국 소송과 관련한 사항을 다스와 미국 소송대리인에게 전달하면서 삼성전자로부터 미국 소송비를 대납하게 하는 등 11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