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회담] 트럼프의 트위터 '깜짝 발표' 속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밤(한국시간)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깜짝 발표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깜짝' 발표가 북미회담 '깜짝' 선언으로 이어질까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이다. 우리는 세계 평화를 위해 이번 회담을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다."

평소 돌발행동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11시 37분께(한국시간) "북미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깜짝'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사흘 내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지 불과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놀라운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적 이목이 집중된 중대한 사안을 공개한 창구가 자신의 개인 '트위터'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개인 트위터를 통해 이런 깜짝 발표를 한데는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자신의 의중을 밝힐 때 공식적인 기자회견 등이 아닌 트위터를 이용할 때가 많았다. 이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그중 하나가 '주목받기 원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자신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향하길 바라는 듯 행동할 때가 많았다. 이번 발표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향해 세계의 이목이 쏠리길 바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었다는데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성향은 이미 책을 통해 분석된 바 있다. 한국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인 벤디 리 예일대 교수가 주도해 27명의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가 공동 집필한 트럼프 대통령을 분석한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라는 책도 주목받기를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애적 성격장애'가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라고 주장되는 자기애적 성격장애는 과장되고 존경받고 칭찬받길 원하고, 공감능력이 부족한 게 특징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적 관심이 쏠린 사안를 자신의 트위터로 발표한 것도 이런 성격에서 비롯했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일정 및 장소를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아울러 이번 북미정상회담 및 한반도 문제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평화 분위기를 자신이 주도했다고 부각하기 원하는 눈치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낸 뒤 '노벨 평화상'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문제에 대한 정보를 자신이 직접 흘려왔다. 자신이 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트위터에 "판문점 개최 어때? 잘되면 엄청난 기념행사일 것"이라고 올려 사람들을 기대하게 했다가도 "판문점은 아닐 것"이라고 실망시키기도 한다. 회담 장소와 일정에 대한 이번 깜짝 발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이런 트럼프의 태도가 '성공적인' 6·12 북미회담을 미리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북미회담을 통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그는 "만약 기대에 못 미치면 그냥 (회담장에서) 나오겠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그 중심에 자신이 서고자 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트위터가 '깜짝' 발표였다는 것도 북미회담에서의 '깜짝' 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두 사람이 돌발행동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표를 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트럼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성향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다.

한편 회담 장소와 관련해선 싱가포르가 '중립국'의 성격을 띠고 경호와 안전성, 교통과 이동의 편의성, 취재 환경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싱가포르는 또 북한의 여섯 번째 교역국이자 대사관을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도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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