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안철수·이준석, 노원병 '불출마 권유' 진실공방

안철수(왼쪽)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수일 동안 갈등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노원병, '안철수-유승민 대리전' 양상…경선 방식도 '이견'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6·13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 문제와 계파 갈등을 두고 연일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다. 4일 안 후보가 이 위원장에게 '불출마를 권고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다는 것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에서 노원병 공천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가장 첨예한 공천 신경전이 벌어지는 곳으로 꼽힌다. 논란은 바른미래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노원병 공천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이 위원장이 노원병에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는데, 목진휴 위원장을 제외한 10명의 의견이 바른정당 출신 5명은 찬성, 국민의당 출신 5명은 반대로 정확히 반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통상 단수 신청한 지역에서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신청자를 공천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당은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거치면서 이 위원장의 공천을 보류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계파 갈등"이라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도 안 후보 측근들이 유승민계로 알려진 이 위원장이 아닌 자신의 측근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노원병 후보로 앉히려고 일부러 반대 표를 던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증폭되자 안 후보 측근인 김 교수는 뒤늦게 공천을 신청했다.

불씨는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지난 1일 노원구 중계동 빌딩 앞에서 김 교수와 동행하는 모습이 지역주민에 의해 목격되면서 확산됐다. 지역주민의 제보로 <더팩트>가 단독([단독] 안철수 부인 김미경, 공천논란 김근식 예비후보 '물밑 지원' ) 취재한 결과, 두 사람이 동행하는 모습은 지역주민에게 회자될 정도로 눈에 띄었다. 노원병 공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이 노원병 인근에서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심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미래캠프'에서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 교수 관련 논란에 대해 "둘은 알던 사람 인사로 만난 것"이라며 "선거활동과 유세활동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역주민에 의해 목격된 것에 대해서도 "민간인 사찰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또 다른 주제로 맞붙었다. 3일 방송된 JTBC '뉴스현장'에서 한 패널은 "안 후보가 이 위원장을 만나서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나가지 않을 것을 권유하고 본인 캠프 대변인을 청했다"며 "이 위원장이 이를 일축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공천 논란의 중심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오른쪽, 초록색 원)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1일 선거구를 누비는 모습이 포착됐다. /독자 제공

이후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정확하게 밝힌다"며 "2018년 4월 23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5명의 공천관리위원이 저의 공천에 대해 반대 표를 일제히 던져서 제 공천이 보류된 바로 직후인 4월 24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요청으로 노원구청 인근 모 카페에서 독대했다"고 패널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러면서 "해당 방송에서 언급된 대로 안 후보는 제게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직 제의와 동시에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권고했다"면서 "저는 일언지하에 두 가지 제안 모두 거절했으며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번에도 부인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미래캠프'에서 인재영입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이 이 위원장의 불출마를 권고했다는 주장에 대해 "저와 만난 이야기는 절반 정도만 공개한 것 같다"며 "나머지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의 발언으로 나머지 절반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됐다. 이 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안 후보가 핏빗을 차고 중랑천을 매일 뛴다거나 인재 추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그 마저도 제가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전화 연결이 예정돼 있어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경선 방식에 대해서도 양 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 교수는 당원을 포함한 여론조사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7일 회의를 통해 경선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경선 후보가 확정돼도 두 사람의 진실공방 나아가 바른미래당 계파 갈등은 소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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