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철수 부인 김미경, 공천논란 김근식 예비후보 '물밑 지원'

바른미래당 공천 논란의 중심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오른쪽, 초록색 원)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1일 선거구를 누비는 모습이 포착됐다. /독자 제공

안철수는 '침묵', 김미경 교수는 대놓고 김근식 밀어주기

[더팩트 | 김소희 기자] 바른미래당 공천 논란의 중심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논란의 당사자인 노원병 예비후보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돕는 모습이 1일 포착됐다. 안 후보 측이 영입 인사의 공천 여부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과 달리 김미경 교수의 김근식 예비후보 '물밑 지원'은 당내 공천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모양새를 보여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원병 공천은 '안철수-유승민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어서 논란은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교수와 김근식 예비후보의 회동은 이날 오후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한 빌딩 앞에서 지역주민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 속 위치는 중계동이나 두 사람이 동행하는 모습은 상계동까지 이어졌다. 노원병은 지난해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지역구 의원을 사퇴한 지역으로 6·13 국회의원 재·보궐 대상 지역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공천을 놓고 지속적으로 세 겨루기를 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지역 주민은 <더팩트>에 "안철수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김근식 교수를 대동한 채 지역구를 다니는 모습을 직접 봤다"면서 "지역 내에서도 공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인데 앞서 지역구 의원을 지낸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오늘 드러내놓고 김근식 예비후보와 같이 다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미경 교수의 김근식 예비후보 지원은 노원구에서 세를 확고히 하려는 안 후보의 선거 전략의 일단을 드러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출신의 양건모 전 전국병원노조연맹위원장을 노원구청장 후보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안 후보는 이례적으로 "제가 노원구민이기에 더욱 소중히 느끼는 분이다"라며 "반드시 노원구민의 구청장으로 선출되실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소개했다.

김미경 교수가 김근식 교수와 함께 노원구 상계동 인근에서 함께 거리를 걷는 모습. /독자 제공

부창부수처럼 안 후보는 국회에서 노원구청장 후보를 적극 밀고, 안 후보의 부인은 노원병 공천 예비후보인 김근식 교수를 물밑 지원하며 터를 다진 셈이다. 해당 지역 주민은 "한때 안철수 후보의 후광에 힘입어 보궐선거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김미경 교수 옆에 김근식 교수가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사실상 선거운동이나 다름 없다. 유승민 대표가 이준석 위원장을 데리고 노원병 지역구를 활보한 것과 같다. 노원병 선거구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김근식 교수를 김미경 교수가 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 후보 캠프 최단비 대변인은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미경 교수와 김근식 교수가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였기 때문에 가졌던 만남"이라며 "최근 공천 문제가 있다보니 그런 해석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원병에서 만남을 가진 이유에 대해서는 "단지 친분이 있어서 만난 것뿐"이라며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노원병 재보궐 선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 위원장의 공천을 보류하면서 증폭됐다. 유승민 대표의 측근인 이 위원장은 이 지역에 유일하게 공천을 신청했으나 특별한 결격 사유도 없이 당이 이례적으로 공천을 미뤘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계'와 국민의당 '안철수계'가 기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바른미래당의 이준석(가운데) 노원병 당협위원장의 공천 보류 결정은 유승민(왼쪽) 공동대표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계파 갈등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더팩트DB

당내에서는 안 후보 측이 지역구 후보로 김 교수를 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안 후보의 최측근들은 "안 후보와 노원병 공천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안 후보 역시 해당 지역구 공천과 관련해 말을 아껴왔다. 논란이 일자 공관위 심사 때까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던 김 교수는 지난달 24일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교수는 안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안 후보와 함께 해온 인물이다. 특히 김 교수는 대북·통일 분야 전문가로서 안 후보의 대북정책 '멘토'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지난 2016년 1월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던 당시 전문가 영입 1호로 김 교수를 선택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안 후보의 선대위 정책대변인을 맡았으며, 대선 이후 박주선 비대위 체제에서 국민의당 한반도 평화기획단 단장을 맡아 '햇볕정책 3.0'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아직 공천이 확정되지도 않은 가운데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가 계파갈등의 원인으로 분류되는 노원병 예비후보 김 교수와 함께 지역을 다니는 모습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이 공천 문제로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김미경 교수의 오늘과 같은 행보는 신중치 못해 보인다"며 "유승민 대표가 이준석 위원장을 밀고 있는 상황이다. 유 후보가 이날 상황을 보면 불쾌함을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고 해석했다.

이날 김미경 교수와 김근식 교수의 노원병 목격 사실에 대해 이준석 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황스럽지만 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바른미래당 공관위는 현재 여론조사를 일반인만 대상으로 할지, 아니면 일반인 50%·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50%로 나눌지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은 당원을 포함하자는 입장이고, 유 대표 측은 국민의당 출신 당원이 더 많으니 일반인으로만 구성하자는 의견을 내면서 추후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도 주목된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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