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서울시장 출마' 안철수, '나홀로 대선' 치르는 중?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연일 문재인 대통령과 드루킹,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안 후보의 이런 행동에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가 아닌 대선 출마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15일 안 후보가 경기도 파주 느룹나무 출판사를 찾아 민주당 댓글공작 규탄 관련 기자회견 당시. /파주=이새롬 기자

'김기식→드루킹' 집중 공세…박원순 견제는 잊었나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최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자의 행보를 두고 '서울시장 선거가 아닌 대선을 준비하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후보 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대일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거론되는 그가 'MB 아바타'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일수록 서울시장 후보 이미지가 지워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안 후보는 22일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 미래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후보 시절 드루킹(49·본명 김동원)을 만난 적이 있냐며 불법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지난 7년간 새정치를 하겠다며 애써온 제가 구태정치의 상징인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를 모른척 하고 저의 서울시장 당선만을 위해 움직일 수는 없다"며 "수없이 많은 시민의 헌신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민주세력을 가장한 사람들에 의해 짓밟혔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경찰청장의 늑장 수사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 번복 등도 싸잡아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김기식과 김경수 후견인 역을 자임했는데 그것은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인가. 아니면 본심인가"라고 지적하면서 "김기식 전 원장에 대한 의혹이 정치적인 공격이라고 했는데 법을 어긴 사실이 밝혀지고 낙마한 후에는 아무 말이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4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안 후보자는 그간 서울시장 출마 후의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정국 이슈와 관련된 여론 주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사진은 지난 10일 안 후보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던 당시. /국회=이새롬 기자

그는 10일 김 전 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했고, 다음 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명을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14일에는 서울시 수돗물 정수처리시설 현장방문 일정을 취소한 뒤,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과 관련된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느룹나무 출판사를 방문했다.

그는 또, 지난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도 "'김경수 여론조작 개입사건'을 '19대 대선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로 규정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8일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면접에서도 때아닌 '지난 대선'과 '문재인 대통령을 뽑지 않은 59%의 국민들'을 거론했다.

특히 안 후보는 '김기식 외유성 출장' 의혹보다 최근 드루킹 이슈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안철수가 MB의 아바타'라는 온라인에서 거론되는 일종의 공식이 지난 대선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실제로 'MB 아바타'라는 수식어를 의식해 지난 대선 TV 토론회에 출연해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갑철수입니까" 등을 직접 언급하며 이미지를 극복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지난 21일에는 안 후보 측이 운영하는 블로그 '안철수 미래캠프'에 "최악의 조직 선거범죄 이름, 드루킹"이라는 이름의 홍보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안 후보의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정리한 카드뉴스였는데, 안 후보 얼굴 밑에 '드루킹'이라는 글씨가 유독 도드라져 논란이 일었다. 현재 이 포스터는 삭제됐지만, 게시물은 복사돼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21일 오후 안 후보자의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홍보물. 현재 해당 이미지는 블로그에서 삭제됐다. /미래캠프 블로그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 기자회견에서도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이유나 시장이 되면 어떠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비전을 말하지 않은 안 후보자의 행보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자가 드루킹 논란 속에 갇혀있기보다 박 시장의 서울시장 7년 시정의 문제점을 집중 공략해 하루 빨리 양강 구도를 만드는 게 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가 하루빨리 대선과 지난 7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당내 유일한 유력 광역단체장 후보로서 6·13 지방선거에 몰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당분간 드루킹 이슈에 좀 더 몰입할 태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건에 대해 야당 대표들이 모두 모여서 특검과 국정조사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지금 현재 포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댓글에 대한 조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털에서의 뉴스장사 없애는 것까지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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