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北 핵실험 중단 상반된 평가…"환영" vs "위장쇼"

사진은 지난달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민주·평화·정의 "신뢰 구축" vs 한국·바른미래 "핵 폐기"

[더팩트 | 김소희 기자] 여야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을 중단키로 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범진보 정당은 21일 북한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일제히 밝혔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한 선언과 실천적 행동을 동시에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은 크게 환영한다"며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는 데 양 정상이 미리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휴전상태에 대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이루는데 우리 정부와 국민들 역시 큰 호응과 신뢰를 보내줄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반한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도 "북한이 핵 폐기로 가는 과정에서 첫 사전조치를 단행한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 사찰과 검증, 폐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충실히 합의되고 실천되길 바란다.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 방안도 실질적으로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는 매우 전향적이고 담대한 결정"이라며 "핵 폐기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의제인 상황에서 북한의 이번 결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몇 단계 더 상승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권은 '핵 폐기' 선언이 아닌 핵 실험 중단 발표만으로 비핵화의 진전이라고 예단할 수 없고, 오히려 북한의 기만술에 넘어가서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CVID 이전까지는 핵 폐기가 진전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수많은 살라미 전술로 '핵 폐기 쇼'를 하고도 후일에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사례가 무수히 많다. 김정은의 이번 핵 폐기 선언도 살라미 전술에 의한 위장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핵실험 중단이 아니라 핵 폐기를 발표했어야 했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완성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부의 인식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의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바른미래당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나온 북한의 발표는 정상회담의 역사적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남북 간 화해와 대화 분위기를 확산하는 선(先)조치적 의미가 있다"며 한국당과 온도차를 보였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결정서가 지난 2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ksh@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