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추대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기자 : "중도 사퇴는 안 하시는 거죠?" / 강효상 의원 : "예의를 갖춰야지 중도 사퇴가 무슨 말입니까. 그게 할 말입니까."
한 기자가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중도 사퇴' 여부를 묻자 한국당 관계자들이 '발끈'하며 화를 냈다. 기자들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했다.
10일 한국당은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추대식을 갖고 김 전 지사를 공식 추대했다. 추대식이 끝난 뒤 김 전 지사는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기자들은 '서울에 연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무효라는 입장은 그대로인가' 등에 대해 질문했다.
김 전 지사는 서울에 연고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제 서울시민이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24년간 서울에 살았고 공부도 했고 직장도 다녔고 감옥도 갔고 여러 가지를 서울에서 했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입장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그동안 말한 것은 저의 진정이다. 1심에서도 가혹한 형을 받았는데 거기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집권기와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에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전 지사는 "저는 한국당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킬 유일한 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분가량 질의응답이 진행된 후 김 전 지사는 "일정이 있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했다. 한 기자가 행사장을 떠나는 김 전 지사에게 "중도 사퇴는 안 하는 건가"라고 물었지만 김 전 지사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지사가 떠난 직후 한 한국당 관계자는 중도 사퇴 여부에 대해 질문한 기자를 향해 "너무하는 것 아니냐. 추대식에서 무슨 중도 사퇴를 얘기하나. 이해할 수가 없다"고 따졌다.
옆에 있던 강효상 의원도 "예의를 갖춰야지 중도 사퇴가 무슨 말이냐. 그게 할 말이냐"고 질타했다. 기자가 "그런 지적들이 나와서 질문을 한 것"이라고 말하자 강 의원은 "아무리 그래도 그러는 것 아니다"라고 몰아세웠다.
옆에 있던 또 다른 기자가 "중도 사퇴 질문은 안철수 후보에게도 했다"고 말했지만 강 의원은 말없이 기자를 향해 눈을 흘긴 뒤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인물난' 지적 끝에 서울시장 후보가 나와서인지 이날 추대식은 전체적으로 매우 들뜬 분위기로 진행됐다.
김 전 지사는 "이 나라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전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걸 다 아실 거고 지금도 저보다 더 적합한 분들이 많이 계신 걸 알아 피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분명한 건 서울시장을 못 내는 당이라면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서울을 남북통일, 동북아 자유와 번영의 수도로 다시 한번 발돋움시킬 후보는 오직 한국당 후보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는 "예전에 제가 쓴 책에서 김 전 지사를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고 평을 한 적이 있다"며 "보수우파를 결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