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안 문 대통령 재가 거친 뒤 오후 발의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대통령 4년 연임제' '토지 공개념 명시' '수도 조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헌안 문 대통령의 재가를 거친 뒤 예정대로 26일 오후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모친상에도 불구, 예정대로 문 대통령 개헌안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국무회의에서 김외숙 법제처장은 개헌안 제안 설명을 했고, 위원들은 이를 심의, 의결하면서 문 대통령의 재가만 남겨 놓게 됐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헌안은 이르면 오후 3시께 국회에 송부될 예정이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헌안은 이날 국회로 송부되고, 법제처장이 행정안전부로 개헌안을 넘겨 관보에 게재하는 절차도 병행한다.
문 대통령은 순방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국회 송부와 대통령 개헌안 공고를 재가할 예정이다. 이 개헌안이 곧바로 관보에 게재되면 법률적 의미의 공고가 시작되고 발의 절차도 완료된다. 대통령 개헌안이 예정대로 발의되면서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개헌안을 송부받은 국회는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는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5월 24일까지 개헌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진행 및 대통령 개헌안에 '결사반대' 입장을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 모두 대통령 개헌안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홍준표 한국당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해방 이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가장 치밀하게 준비된 정권으로 YS는 군정 종식과 문민정부 수립을 위한 개혁에 집중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좌파정권 안착을 위해 사회주의 체제변혁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4당의 반대에 부닥친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조율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국회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청와대는 5월 초까지 국회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한다고 한 만큼 국민투표를 대통령 개헌안으로 할지, 국회 안으로 할지는 국회 의지에 달려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개헌의 주체가 될지 낡은 호헌세력의 머물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며 "여야 모두 각자 개헌안을 가지고 논의 테이블로 나와서 국민 개헌이 될 수 있도록 내용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개헌 내용에 대한 야당의 의견은 적극 듣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 개헌안에는 대통령 4년 연임제, 토지 공개념 명시, 수도 조항 신설과 함께 국민의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발안제'와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소환제'를 신설했다.
또, 헌법 전문(前文)에는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 역사적 사건을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