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 달성 목표…정상회담 연례 개최
[더팩트 | 베트남(하노이)=오경희 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쩐 다이 꽝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을 호혜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과거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순방 이틀째인 23일 오전 8시20분(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데 이어 꽝 주석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회동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회담 직후 양 정상은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베트남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완곡하게 유감의 뜻을 전했다.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동언론발표문에선 베트남과 인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아주 특별하다. 무엇보다 역사, 문화, 사회적으로 많이 닮아 있다"며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교류의 역사와 특히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인연은 두 나라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인 분야에서 격상시키고, 오는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으며,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베트남의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호혜적인 무역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양국 기업이 안심하고 상대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이번에 타결된 사회보장협정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꽝 주석은 2020년까지 "현대화된 산업국가를 건설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양국의 긴밀한 상생협력이 베트남의 산업화 목표와 '2020년까지 교역액 1천억 불'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 정상은 교통·인프라 건설 분야와 미래 성장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첨단기술과 스마트 시티 등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글교육과 취업지원, 임대주택 지원 등 베트남-한국 다문화가정 지원 지원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양 정상은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책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꽝 주석은 한반도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주고, 깊은 사의를 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꽝 주석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
한편 회담 이후 양 정상은 6건의 약정(MOU) 서명식에 임석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체결한 '소재부품산업협력 MOU'는 ▲기술이전 지원 센터 설립협력 ▲글로벌 공급체인 협력 강화 ▲전문인력 양성 ▲기업의 기술혁신 역량 제고 ▲베트남 관련 기관과의 협력사업 발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