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1번가' 상설화, 공공부문 여성임용 목표제 등 추진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우리 정부의 최우선 혁신목표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혁신'의 깃발을 들었다.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제1회 정부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해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OECD '더 나은 삶의 질 지수' 및 정부 신뢰도 10위권 진입,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강력한 범정부 차원의 혁신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혁신안은 지난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비롯해 국무회의(1월 16일), 장차관 워크숍(1월 30일) 등에서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정부가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 회복은 부패를 막는 것이 출발일 것"이라며 "그러므로 과거의 부패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혁신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혁신의 비전은 국정 목표인 "국민이 주인인 정부" 실현이며, 이를 위해 '3대 전략'을 수립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전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 구현 ▲낡은 관행을 혁신해 신뢰받는 정부 구현 등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 재정투자 확대…공공부문 여성임용 목표제 도입
세부적으로는, '정부혁신 10대 중점사업'을 설정했다. 우선, 인권, 안전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재정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을 예로 들면, △중증희귀질환자 2만명 대상 맞춤형 에너지 바우처 제공(산업부) △등하굣길 안전을 위한 초등학교 앞 보행로 816개소 조성, 특교세 514억 원(행안부) △어린이 급식관리 지원센터 507개소 확충을 통해 위생·영양관리 지원(식약처) △여성 농업인 대상 공동 아이돌봄센터 확대 및 보건서비스 제공(농식품부) 등이다.
다음으로, 공공부문 여성임용 목표제인 '10·20·40'을 도입키로 했다. 오는 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10%, 공공기관 임원 20%, 정부위원회 여성위원 비율 40%'를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정부위원회(중앙부처)의 비수도권 위원 비율(2018년 2월 기준 27.2%)도 2022년까지 40%로 향상해, 지역 간 균형적인 시각을 국가정책에 반영키로 했다.
◆ 채용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성폭력 벌금형 이상 '당연 퇴직'
특히 채용비리·금품수수·부정청탁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키로 했다. 채용비리 발각 즉시 부정합격자는 퇴출하고, 가담자는 수사 의뢰하며, 연루자에 대한 수사·징계 등 후속조치도 철저히 점검키로 했다. 점수조작 등 부정행위 발각 시 부정합격자는 업무배제 후 직권면직한다. 이와 관련해 채용비리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해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채용 비리에 있어서도 적어도 성적이나 순위가 조작돼 부정하게 합격한 사람들은 채용 취소하거나 면직하고, 그 때문에 순위가 바뀌어 억울하게 불합격한 사람들은 구제해줘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채용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바로 세우는 출발"이라고 밝혔다.
관피아 부패 해소를 위해서는 직무 관련 퇴직공직자 접촉 시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국민안전·방위산업 관련 분야의 경우 영세업체(자본금 10억 원, 연간 외형거래액 100억 원 이하)라도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기관에 포함하기로 했다.
최근 문제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근절도 정부혁신 중점과제로 포함해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모든 성폭력 범죄자는 일정 벌금형 이상 선고 시 당연 퇴직되고, 성희롱 등으로 징계 시 실국장 보직제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사건 은폐 및 2차 피해 시 관리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피해자 및 신고자 보호 등 적극적 구제조치를 기관장 의무로 규정하며 피해자 보직이동 등 보호조치를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의 고위공직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의 피해를 근절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공직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여성이 유리천정을 깨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광화문 1번가' 상설화…올해부터 국민참여예산제 도입
더불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광화문 1번가'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오는 5월 오프라인 광화문 1번가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조성하고, 오는 7월까지 온라인 광화문 1번가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국민참여예산제를 본격 도입하고, 주민참여예산제의 참여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이 직접 예산을 감시하는 '예산바로쓰기 국민감시단'을 광역지자체별로 신설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공자원 개방 확대 범정부 협업 촉진을 위한 인사·조직·평가·시스템 개편 △2019년 공공빅데이터센터 설치 및 가칭 '문서지갑' 개발 등 데이터 기반 디지털 행정서비스 혁신 △ 2018년 '실패박람회' 최초 개최 등 낡은 관행과 선례를 깨는 창의행정 구현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발표한 종합 추진계획에 따라, 정부는 오는 4월까지 각 기관별 세부계획을 보완·수립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범정부 성과관리점검단'을 구성해 주기적으로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연말에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정부혁신 실적을 평가한다.
◆ 연 2회 대통령 주재 '정부혁신 전략회의'…文대통령 "강력 추진"
정부는 향후 연 2회 대통령 주재로 '정부혁신 전략회의'를 운영하고, 정부혁신 평가배점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혁신 민관합동 TF를 통해 국민관점으로 의제를 수시로 발굴하고, 국민이 평가과정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혁신을 총괄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혁신이 말뿐인 혁신이 되지 않도록 중앙부처,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우리 정부가 보다 나은 정부로 변화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잊어선 안될 것은 국민의 눈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개혁의 역설이란 말이 있듯이 개혁할 수록 국민의 기대 더욱 높아지는 법"이라며 "우리 정부가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만큼, 작은 도덕적 흠결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이 될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부 혁신의 목표를 세워 노력하는 게 당장 체감이 안되더라도, 2년 3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표가 난다는 점을 확신을 갖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