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의혹 전면 부인… "L호텔에 간 적 없어"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7일 제기된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임세준 기자

입장표명 늦은 이유는 "MB정권 하 정치적 음모 시달려온 저에겐 엄청난 충격"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이 9일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성추행 장소로 L호텔이 지목된 것과 관련 "해당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A씨(피해 주장 여성)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성추행 주장 기사에는 2011년 12월 23일 어느 시간대에 호텔 룸에서 저를 만났는지도 특정되지 않았다"며 "저는 그날 A씨를 만날 시간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시 자신의 행적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2일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고 당일 검찰이 1차 출두요구를 했다며 그날 밤부터 다음 날(22일)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예고한 정봉주 전 의원이 일정을 연기하자 관계자가 연설 단상을 옮기고 있다. /남윤호 기자

그는 검찰이 23일 정 전 의원에게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파견했고, 자신은 대책 마련을 위해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해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했다고 했다. 이어 바로 그 날 모친이 쓰러져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했고 민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을지병원으로 바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이 무렵 검찰은 계속 자신에 대한 강제 구인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고 결국 최종 출두 일자를 12월 26일 오후 1시로 확정했다며 검찰의 이례적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있어 주로 '나는 꼼수다' 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그 시기에 명진스님이 찾아와 손수 쓴 글 '탈옥하라 정봉주'와 책, 편지 및 염주를 주고 간 사실도 있고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모씨가 그 날을 전후해 자신과 동행하면서 사진을 수시로 촬영했다고 부연했다. 언제 강제 구인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혼자서 누군가를 만나러 갈 여유가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주장 이외에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A씨는 신문 등에서 시민들에게 제가 큰절을 하는 사진을 보고 시민들이 제가 이중적인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으나 제가 시민들에게 큰절을 한 것은 22일 대법원 앞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므로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3일 이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안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출마 선언이 연기되자 선거 현수막이 치워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그는 입장표명이 늦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선 "이미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제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다"며 "이 보도로 인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해서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정 전 의원은 "저는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번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레시안>은 지난 2011년 당시엔 기자지망생이었던 현직기자 A씨를 정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 L호텔로 불러 성추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가 된 7일 정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행사 시작 직전 돌연 취소한 뒤 종적을 감췄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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