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합의에 의한 관계라는 비서실 입장 잘못"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성폭행' 파문의 중심에 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오전 1시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 모든 정치 활동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의 도지사 직 사퇴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에서 자신의 여비서 성폭행 사실이 피해자의 폭로 인터뷰로 보도되며 파문이 확산되자 입장을 정리해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 출연해 '미투'에 나선 김지은 씨는 안 지사의 수행비서였고, 현재는 정무비서를 맡고 있다.
안 지사는 SNS에 올린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모두 다 제 잘못입니다"고 말하며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안 지사의 이런 사과에도 댓글은 비판하는 글로 채워졌다. 그동안 안 지사를 지지했다고 밝힌 이들은 "법적 처벌도 받으셔야죠" "합의였다면 불륜, 아니었다면 성폭행. 도의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책임을 피해 갈 수 없을 겁니다. 실망감 이상으로 더는 표현할 길이 없네요" "분해서 잠을 못 이루겠다" "정계 은퇴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등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김 씨는 전날 JTBC에 출연해 안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 말부터 8개월 동안 4차례의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참아오던 김 씨는 '미투' 운동이 벌어진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이어지자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안 지사가 성폭행 후 "'미안하다' '괘념치 말아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에서의 풍경만 기억해라' 등 항상 잊으라고 이야기를 저한테 했다"며 "때문에 내가 잊어야 되는구나, 잊어야 되는구나, 그래서 저한테는 있는 기억이지만 없는 기억으로 살아가려고 그렇게 다 도려내고 그렇게 지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5일 오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긴급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안 지사와 관련해 논의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안 지사에 대한 보도에 대해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은 이에 대해 긴급 최고위를 소집, 그 결과 안 지사에 대해서 출당 및 제명 조치 밟기로 결정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단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로써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수행비서 '성폭행 파문'으로 차기 당권 후보이자 대권 후보에서 낙마하게 됐다. 오는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차기 대선 가도에도 큰 변수가 생겼으며 판세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