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文-與 탄압과 무시에 정말 '할복'하고 싶은 심정"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린 가운데 회동에 앞서 정세균(왼쪽에서 세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3당 원내대표(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김성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신진환 기자

정세균 "싸우면서 일하고 싸우면서 일해야 한다"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탄압하고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하고…. 정말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여야 정치권의 갈등이 최고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해 집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김 부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2박 3일 일정으로 육로를 통해 방남했으며,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천안한 폭침 주범인 김영철이 애초 발표한 대로 경의선 통일대교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오기로 돼 있으면 그대로 진행할 것이지, 국민적 분노와 천안함 유족들의 분노가 무섭고 양심이 찔려서라도 그 앞으로 지나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김영철 방한을 포기하고 철회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구멍이 아니라 군사작전도로를 열어주면서까지 김영철을 빼돌려 최호화 호텔에 국빈급 모시는 작태에 대해서 형용할 수 없는 서글픔을 느낀다"면서 "청와대를 소관하는 운영위원회에서 긴급현안질의를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을 출석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이 국회가 제대로 된 국회냐, 문 대통령을 위한 국회냐"고 언성을 높였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린 가운데 김성태(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 도중 눈을 감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신진환 기자

김 원내대표는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그는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장으로 변질시켰다"며 "국회마저도 문 대통령이 접수하고 기획한 한국당 솎아내기 정치탄압을 계속하라. 언젠간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김 원내대표는 "저희도 최순실 국정농단 때문에 정말 숨죽여 많은 시간 자성하고 반성했지만, 그 결과가 탄압으로 가면 안 된다"며 "제1야당이 아무리 목소리 높여도 언론사 데스크에서 잘린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언론과 국회를 장악했고 국민 우습게 보고 있다. 갈 데까지 가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의 날 선 발언으로 회동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김 원내대표에 이어 발언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과 여당 비판에 가세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김영철 방남 통보를 받았을 때 문 대통령은 거부했어야 했다. '국민정서상 김영철은 안 된다'는 요구도 못 하나. 김영철이 불가피하게 올 수밖에 없으면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게 먼저 아니냐"고 직격했다.

다만 그는 김영철 방남에 항의 차원에서 집단 행동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한국당의 행태에도 동의할 수 없다"며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남북대화에 의한 남북문제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강대강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회동 막바지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중재에 나섰다. 정 의장은 "국회가 정치적 이유로 파행될 수 있다"면서도 "파행되더라도 민생은 민생대로, 다시 말해 싸우면서 일하고 싸우면서 일해야 한다. 정쟁 때문에 민생이 볼모가 돼선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의 규모와 관계없이 의장으로서 원내 정당들을 잘 존중하면서 원만하게 대화 타협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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