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에 비주류로 성품도 비슷…출범 일주일이라 "아직 몰라"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바른미래당의 출범 후 일주일이 지난 20일, 당의 '투톱'을 맡은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의 '케미'가 빛난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갑작스럽게 한솥밥을 먹게 된 사이이지만 '연애'를 한다는 자세로 서로를 배려하며 '역할분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당적·지역구는 다르지만 비슷한 삶 살아온 朴-劉
영호남 통합정당을 표방하며 출범한 바른미래당인 만큼 첫 공동대표직을 맡은 두 대표는 각각 영남과 호남을 배려한 인선이었다. 박주선 대표는 광주 동남을, 유승민 대표는 대구 동구을 지역구를 두면서 호남과 TK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꼽힌다.
특히 박 대표는 DJ로부터 "나와 역사를 함께 쓸 사람"이라는 극찬을 받고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전국 최고득표율을 얻는 등 대표적인 호남 정치인으로 자리잡았다. 유 대표 역시 대구 동구을에서만 내리 4선을 지내며 그야말로 소위 ‘성골’로 일컬어지는 TK 정치인이다.
이들은 출신지는 다르지만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본인의 뚜렸한 전문분야를 안고 정치에 입문했다. 박 대표는 1949년 전남 보성 출생으로 광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검찰에서 서울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거쳤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발탁된 뒤 검찰로 돌아가지 않고 정계에 입문했다.
유 대표는 1958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법조인 출신인 박 대표와는 달리 유 대표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 KDI 선임연구원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힌다.
두 대표는 상임위 활동에서도 자주 마주칠 정도로 외교안보에 관심이 많다. 유 대표는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국방위원회를 거쳐 현재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중이며, 박 대표 역시 18대 국회 때부터 외통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후엔 당내 주류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미운털'이 박힌 것도 비슷하다.
박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소속 당시 비주류 인사로 당내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해오다 2016년 9월 탈당해 국민의당 창당에 기여했다. 원조 친박(親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유 대표 역시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을 '허구'라고 지적하면서 비주류로 전락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성품 비슷해 완만한 궁합"…강한 리더십은 글세
이들의 성품 역시도 비슷하다. 정치권에선 두 대표에 대해 각 당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협치를 전제로 한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박 대표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두 분이서 서로 양보도 많이 하고 웃으면서 대화도 잘 나누시는 편이다.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미리 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배려하고 있다"며 "(박 대표는) 유 대표를 합리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 측도 "박 대표와 아직까지 민감한 얘기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들 출당 문제 같은 경우에 먼저 박 대표께서 말씀해주시면서 어느정도 조율을 해주시는 듯하다"고 전했다.
관상 전문가도 이들의 '케미'에 대해 상당히 "합이 잘 맞는다"고 보고있다. 관상 전문가인 백재권 한국미래예측연구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두분 모두 공격성이 강한 상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은 물론이고 당 대표끼리 헐뜯거나 비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과거 유 대표가 정치적으로 호흡을 맞춰왔던) 김무성 의원의 경우엔 호랑이상이라서 염소상인 유 대표와 상당히 합이 안좋았다. 박 대표의 경우엔 유 대표와 비슷한 초식동물 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대표 모두 성공적인 리더십을 보이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문준용 조작사건' 당시 국민의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박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20석 이상이었던 바른정당에서 9명의 탈당파가 발생, 측근이었던 남경필 경기지사와 최측근 김세연 의원의 이탈은 유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줬었다.
◆"아직은 출범 초기"…민감한 사안 수두룩
당 대표들의 '케미'는 좋지만 당의 화학적 통합 등 앞으로 남은 정치적 과제들이 첩첩산중이라는 게 문제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당의 정강정책 등을 놓고 신경전을 노출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합리적 진보’를 , 바른정당은 ‘합리적 중도’라는 표현을 주장하면서다. 향후 대북문제나 햇볕정책 등을 놓고도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지역위원장과 사무처 당직자 정리 문제도 관건이다. 국민의당이 지난 6~8일 지역위원장 공모를 한 것을 두고 바른정당에서는 통합 전 지분 키우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이뤄진 상임위 간사 배분에서도 국민의당 출신들이 다수를 점하면서 바른정당 출신들의 불만이 나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서로 이해해주시려고 노력하고 갈등이 있을 부분에 대해 언급들을 잘 안한다"며 "지금은 뭉쳐야 할 때"라고 향후 상호결속이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