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文대통령 내외, 방한 패션은 '평창 롱패딩'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한 김영남 김여정이 선수단을 보고 손을 흔들고 있다. /평창=임영무·남윤호 기자

'백두혈통' 김여정과 개회식서 악수…10일 북 대표단 접견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사실 추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한파를 걱정했다. 개최국으로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을 손님으로 초대한 터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도 장시간 선 채로 올림픽 참가 선수단을 맞아야 하기에 문 대통령의 건강을 염려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급 인사들의 방한(防寒)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회식 당일인 9일 오전 평창의 한 호텔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문 대통령은 "포르투갈과 달리 이곳 강릉과 평창의 추위는 매섭다. 그렇지만 추위 속에서는 서로의 체온이 소중하기 때문에 우정이 돈독해진다고 한다"며 "제가 찬바람을 막아 사무총장님께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따뜻하게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 장소인 강원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은 지붕이 없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늦은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었다. 또, 문 대통령은 주최국 정상으로서 개막식이 시작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기 입장과 태극기 게양, 성화 점화 등을 지켜봐야 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뒤에 북한의 김영남과 김여정은 지켜보고 있다./임영무·남윤호 기자

문 대통령과 달리 각국 정상들은 자국 선수단의 경기장 입장을 제외하고 VIP석 뒤쪽에 설치된 방한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폐회식장 전체엔 방풍막이 설치됐고, 난방쉼터와 히터 등도 운영됐다.

자연스레 문 대통령의 '방한 패션'이 주목됐다. 개회식 시각인 오후 8시께 체감온도는 영하 8.7도였다. 한파 특보 수준은 아니더라도 제법 추운 날씨였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흰색 바탕에 '팀 코리아'가 박힌 우리나라 선수단의 롱패딩을 입었다.

그리고 오후 8시 12분쯤 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를 나눴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보자 자리에서 일아나 미소를 지으며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았다.

귀빈석에는 문 대통령 부부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가 같은 줄에 앉았고, 그 뒷줄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함께 앉았다.

"제23회 동계올림픽 대회인 평창올림픽 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하나된 열정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세계인의 겨울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9일 오후 강원도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려 김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추운 날씨 속에 문 대통령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시작을 세계에 뜨겁게 알렸다. 이로써 평창올림픽은 17일 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평창올림픽은 92개국·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입장했다. 국내외 귀빈과 함께 선수단 입장 마지막 순서로 공동 입장한 남북 선수단을 박수로 환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용평 블리스힐스테이 웰니스홀에서 개회식 사전 리셉션을 주최하고 "우리 국민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겠다.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 환영사를 했다.

리셉션엔 각국 정상급 내외 및 IOC, 유엔 등 국제기구 대표, IOC 위원 및 국내 주요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다만,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분여 늦게 입장해 문 대통령과 악수한 뒤 5분 만에 리셉션장을 떠났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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