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원투표·중앙위 의결'로 바른정당과의 합당 마무리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이 4일 당헌 개정을 통해 전당원투표와 중앙위원회 추인으로 바른정당과의 합당 안건을 의결하기로 했다. 전당대회를 통한 정상적인 합당이 어려워지자 거듭 당헌당규를 고치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당헌 개정안을 결의했다. 당헌 개정안에는 안철수 대표가 지난 31일 발의한 '전대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당원투표로 결정하며, 중앙위에서 결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중앙위의 의결로 오는 8~9일 케이보팅(K-voting) 온라인 투표와 10일 ARS 투표를 거쳐 11일 중앙위의 추인을 받기로 했다. 전당원투표가 가결될 경우 11일 중앙위원회에서의 합당 결의,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전당대회를 거쳐 합당 절차기 마무리 된다.
안철수 대표는 전당원투표 등으로 합당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 "한국 정당사상 처음으로 전당원 투표로 통합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대에서의 합당안건 부결을 막기위한 '우회로'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통합파 의원들이 전당대회 불가 사유로 내세운 '이중당적' 문제는 사실상 통합이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표당원 가운데 1000여명 이상이 반대파인 민주평화당 발기인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를 걸러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자, 전대를 통하지 않도록 게임의 룰을 고친 것이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이날 중앙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절차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점검했다"며 "이 방법이 불가피하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못박았다.
이전에도 합당의결 방식 변경을 두고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문제제기도 끊임없이 나왔다. 지난 달 15일엔 통합 반대파인 이상돈 전당대회 의장 교체를 위한 당규 개정을 강행한 것도 그렇다. 지난 15일 국민의당 당무위는 '전대 의장의 의무와 역할 수정'을 골자로 한 당규 재개정을 추진했다. 통합 반대파인 이상돈 전당대회 의장이 전대에서 사회권을 이용해 필리버스터 등을 허용할까 우려되자 이를 제지할 규정을 신설한다는 취지였다.
통합파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더팩트>에 "이런식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서 안타까움이 있다.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이상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민평당 창준위 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이날 "오늘 안철수 국민의당 중앙위는 전당대회 없는 합당 추진이라는 전대미문의 결정을 내렸다"며 "이제 더 이상 충격적이지도, 새롭지도 않은 안철수 사당화의 결정판이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장 의원은 "이로써 안 대표는 전례없는 막장정치로 대한민국 정당사에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며 "안 대표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당원과 국민들은 오늘을 분명히 기억하고, 안철수식 구태정치를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평당은 독재와 꼼수로 귀결된 안철수식 막장 정치와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고,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촛불혁명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