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여야, 자체 개헌안 마련 움직임…타결 난항 예상

정치권에서 헌법 개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제35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정세균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우원식 "늦어도 2월 중순까지 각자 개헌안 내놓아야"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정치권이 헌법 개정 작업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는 당내 의견을 한 데 모으기 위한 과정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여야가 본격적으로 개헌 논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야 간 견해차가 커 협상과 타결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개헌 단일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130조로 이뤄진 헌법 문항을 검토하는 작업을 벌이고 이 가운데 90여 개의 수정·신설 조항을 놓고 심층 토론했다. 상당수 쟁점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으나 개헌의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구제 개혁 문제는 2일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 당원 설문조사와 의원들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과 서면조사까지 병행해서 여러 견해를 모으는 등의 작업을 벌여왔다. 여당으로서 선도적으로 움직여 야당에 주도권을 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민주당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히고 야당을 압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각 당은 늦어도 2월 중순까지는 각자의 개헌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2월에 여야 협상을 타결하고 3월에 조문을 만들자는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도 자체 개헌안을 갖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또 설을 전후로 전문가 대토론회와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안 마련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국당은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고 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게 보폭을 맞추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야는 개헌 국민 투표를 6월 지방선거와 함께 붙이는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여야가 계획한 일정에도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개헌 협상 타결될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개헌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지만, 한국당은 이달 말까지 개헌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2월 말까지 개헌안을 낸다고 하는데 그때는 협상 마무리 시점"이라며 한국당이 서두르길 종용했다.

여야의 대립은 이뿐만 아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 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민주당의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동시 투표 실시는 개헌에 대한 올바른 자세와 태도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정부형태 대한 인식 차는 극명하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빼지 않으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과 당원, 국민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정부형태로 꼽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대통령 권한을 분산이 필요하다며 '분권형 권력구조'로 맞서고 있다. 국회에서 총리를 뽑아 국회와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고 대통령의 힘을 빼자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개헌의 핵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권력구조 개편이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권력구조 개편 없는 속 빈 강정의 '문재인 관제개헌 쇼'는 이제 곧 막을 내리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권력구조 개편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여야의 간극은 매우 큰 상황이다. 우리나라 최상위법 헌법은 권력과 선거제도를 명문화하고 있어 개정 이후 끼칠 영향을 고려하면 여야의 양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여야간 이견이 없는 부분부터 합의한다 해도 핵심 쟁점의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여야가 결론을 내리지 않고 협상의 여지를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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