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의원들 대상 집중 공략...유성엽 "20석 자신있다"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독자 신당창당의 길을 걷는 국민의당 반대파들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조건인 현역의원 20명 달성 여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당이 지금껏 행사해 온 '캐스팅보터'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매직 넘버' 20석 확보는 절대적이다.
2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별도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이하 창준위)는 중도파 의원들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개혁신당 창당추진위는 현재 현역의원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안철수 대표가 이들 가운데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3인에 대해 출당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반대파가 채워야 할 지역구 의원들은 5명 이상이 필요한 셈이다.
개혁신당 창준위는 당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의원들 가운데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있다. 창준위 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 유성엽 의원은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교섭단체 구성은) 가능하리라고 본다"며 "이대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아침에도 전화하고 매일 대화도 하면서 설득하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기는 당사자들이 꺼리고 있어서 (밝히기는 어렵지만) 28일을 기점으로(20명 구성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김동철 원내대표외에도 김성식, 박선숙, 손금주, 이용호, 이찬열, 주승용, 최도자, 황주홍 의원 등이 꼽힌다. 중도파들은 앞서 안철수 대표의 선 퇴진·후 통합 중재안을 내놓은 상태이며, 오는 24일 따로 모임을 갖고 입장 정리에 나선다.
통합파 측에서도 중도파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39석 가운데 20석 이상이 빠져나가게 되면 바른정당과의 통합 이후 유일한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 부각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도파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통합파 쪽에서 중도파 의원들이 끝까지 당에 남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끝까지 설득하고 있다"며 "오늘 열리기로 했던 당무위원회도 미루는 것 보니까 (개혁신당 발기인 대회인) 28일까지 막판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도파 대다수는 통합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하고 있으나 통합 절차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통합파와 안 대표는 반대파에 명분을 내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22일) 반대파 의원들에게 "별도로 창당할거면 나가서 해야할 일"이라며 "당 대표로서 원칙과 기강을 바로세우기 위해 당헌당규가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징계조치를 강력 시사한 바 있다. 안 대표는 23일에도 "창당하려면 나가서 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와 관련 안 대표 측 이행자 대변인은 통화에서 "통합이 어떤 식으로 추진되느냐에 따라서 반감을 갖고 (반대파에) 합류하실 분들도 있어서 (당무위 개최를) 미루게 된 것"이라며 "중도에 계신 분들 얘기도 들어보고 설득도 하고 나서 징계절차 등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통합파는 중도파 가운데 주승용, 손금주, 최도자 의원 등이 막판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준위 일각에선 추가 합류할 중도파가 여의치 않으면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과의 연대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창준위 소속 관계자는 "잠깐 얘기가 나온 것이라 이렇다 할 정도로 의견수렴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서 그 정도 노력까지 해야하는 것 아니겠냐(는 취지다). 그리고 그런 얘기는 정의당에겐 결례"라고 선을 그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며 "(교섭단체로서) 몇 가지 혜택을 얻기 위해서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열린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거듭 신당창당에 대해 못마땅해 했다. 그는 "반대하시는 분들이 모이셔도 거기서 교섭단체 수준의 사람을 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전당대회까지 2주 조금 덜 남아있다. 그 기간 동안 최대한 설득하고 많은 분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이 길이 호남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제 진심을 계속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