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김희중은 MB 집사 중의 '성골집사'"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와 관련한 "나에게 물어라"는 입장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때문에 나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희중 전 실장과 이 전 대통령의 관계도 새삼 주목 받는다.
'김희중'이라는 이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키맨'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희중 전 실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세 사람(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중 유일하게 구속되지 않은 인물이다.
김희중 전 실장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해 밝힌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17일 tbs 교통방송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 수사의 키맨으로 김희중 전 실장을 언급했다.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집사 중의 집사, '성골집사'로 불리던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자금 관리를 해왔다"며 "시간으로 치면 15년이다. 김백준 기획관보다 더 많은 돈을 직접적으로 관리했다. 이 전 대통령의 돈은 김백준의 호주머니가 아닌 김희중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을 보였다. 김희중은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고, '김희중 실장이 사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만약에 얘기했다면 엄청난 카드를 검찰이 쥐고 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 전 의원은 "당연하다. 게임은 끝난 거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MB 쪽에서 대책회의 한 것은 김희중 실장 때문"이라면서 "(김 전 부속실장은) BBK, 다스, 특활비를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에서 받은 특활비를 이 전 대통령이 해외 출장 갈 때 달러로 바꿔 전달했고,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에게까지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김 전 실장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김 전 실장의 이런 증언은 5년 전 아내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2012년 7월 김희중 전 실장은 솔로몬저축은행 전 회장으로부터 1억8000만 원의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됐다. 청와대는 김 전 실장에 대한 자체조사를 진행하면서 김 전 실장을 사실상 청와대에서 쫓아냈고, 1년 3개월 형을 선고받았고 복역했다.
김 전 실장은 항소도 하지 않았다. 2013년 9월 김 전 실장은 만기 출소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전 실장은 귀휴를 받아 문상객을 맞았지만, 장례식장을 찾은 이는 많지 않았다. 청와대 인사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전 대통령도 조문은커녕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라. 이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