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류여해 "홍준표 '성희롱' 심각…때 되면 '폭탄' 공개" (영상)<하>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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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서초동=이원석 기자] "본인이 성희롱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아주 심각하다. 당 대표로서 자질이 없다."

과연 '홍준표 저격수' 다웠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최근 홍 대표와 '성추행' 공방을 벌여온 류 전 최고위원은 이 부분과 관련해 열변을 토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사석에서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이라는 등 성추행적 발언을 종종 했다고 주장했지만, 홍 대표는 극구 부인하면서 "성희롱을 할 만한 사람한테 해야지"라고 반박한 바 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법을 공부하셨던 분이 성희롱이 뭔지도 모른다"며 "또 본인의 근본 생각 속에 여성비하가 되게 심한 사람이구나, 말하고도 모르는구나, 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류 전 최고위원과의 '성추행' 공방 과정에서 류 전 최고위원을 '주막집 주모' 등으로 표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에게 타격이 있을 '폭탄' 혹은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때가 되면 (공개를)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 원칙은 제가 먼저 누군가를 공격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더팩트>는 지난 8일 오후 서초동 모 사무실에서 류 전 최고위원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12월 26일 제명 처분을 받은 뒤 류 전 최고위원이 언론과 대면 인터뷰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류 전 최고위원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인터뷰에서 성희롱 의혹과 지방선거 출마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류 전 최고위원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류 전 최고위원은 현재 당에 자신의 제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는 홍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태에서도 대선 후보로 나섰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언급했다. 재심 의결이 있기 전까진 자신은 아직 한국당 최고위원이란 뜻이다.

다음은 류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홍 대표의 성추행, 성희롱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이번에 본인이 심각성을 더 들어냈어요. '나는 정치하면서 성희롱해 본 적 없다.' 성희롱의 개념을 모르는 것 같아요. 본인이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거다'라고 했죠. 그것도 성희롱이에요. 여성 비하도 성희롱에 들어갑니다. 법을 공부하셨던 분이 성희롱이 뭔지 모르는 것, 그냥 만지는 거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본인의 근본 생각 속에 여성비하가 되게 심한 사람이구나, 말하고도 모르는구나, 라고 느꼈어요. 그 와중에 저에게 주모라고 했어요. 굉장히 심각한 얘기에요. '너 술집 여자야'라고 한 것과 같아요. 결정적으로 전당대회에서 '지가 손잡았다'고 했죠. 저 최고위원인데 '지가'가 뭐에요. 그것도 제가 잡지 않았다는 증거 페이스북에 올렸죠. 거짓말까지 하더라고요. 또 '성희롱할 대상이냐'라고도 했어요. 성희롱할 대상에겐 하겠다는 거거든요.

류 전 최고위원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폭탄을 들고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그것을 때가 되면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리했으면 좋겠어요. 끝없는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본인이 성희롱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아주 심각하다. 정말 우리 당에 당 대표로서 자질이 없죠.

조금 더 말하면 보수우파가 가지고 있는 변해야 할 가치 중 대여성관 이슈들이 있어요.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과 성적관념, 그걸 상징하는 홍준표라는 사람과 저는 새로운 보수가 보여주는 여성 문제, 양성평등을 가지고 계속 싸우는 과정이에요. 저번에 홍 대표가 저에 대해 '성희롱 대상인가'라고 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웃더라고요. 우리 당 의원들도 다 같이 웃고 있어요. 전 그게 더 충격이었어요. 우리 당의 심각한 문제에요. 우리 당을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요.

-'폭탄을 들고 있다',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공개할 의향 없나?

때가 되면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 원칙은 제가 먼저 누군가를 공격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은 방어예요.

-제명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당헌·당규가 움직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엔 법이란 절차가 있죠. 제가 싸우지 않는다면 저는 법학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법은 당신을 지켜준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아요. 저는 안 싸우고 싶어요. 근데 싸우지 않고 나중에 가서 사람들이 왜 안 싸웠냐고 하면 부끄러울 것 같아요.

저는 법을 알면서도 안 싸웠는데 법을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근데 홍 대표가 끝까지 법과 원칙, 당헌·당규를 무시하는 본인의 독단과 독선대로 윤리위까지 사당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 언론들도 나름대로 생각할 것이라고 믿어요. 그것만 해도 저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싸우는 거예요.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 26일 윤리위원회의를 소집해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제명했다. 사진은 류 전 최고위원이 윤리위원회의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던 당시. /이새롬 기자

-최고위원회의에 앞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무죄추정의 원칙'은 홍 대표가 받았듯 저도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또, 제가 홍 대표한테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에서 해당행위로 징계됐다면 홍 대표도 저에게 막말을 했기 때문에 징계받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아. 당 대표니까"라고 하면 당 사당화를 입장하는 거예요.

-재심 청구를 하기 전에는 싸우지 않을 생각이었나.

다른 방식으로 싸우려고 했어요. 근데 중간에 이런 변화가 있었어요. 서서히 분위기가 '보수가 단합해야 하는데 홍준표로는 안 되겠다'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류여해를 내치는 걸 보면서 저 정도도 포용 못 하는 보수가 무슨 의미가 있냐. 또 요새 사람들이 '바른정당이 정말 당을 장악했네', 이걸 사람들이 몰랐다가 이제 알게 되면서 홍 대표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거예요. 거꾸로 저에게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굴하지 말고 힘들어도 자기 역할을 해달라'.

근데 조심스럽지만 재심으로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윤리위원이었는데 당시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누가 제소해서 윤리위에 올라왔는데 그때 선출지도부는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기각했어요. 또, 지난해 12월 20일에 처음 윤리위가 열릴 때 홍 대표도 똑같이 '막말'로 제소가 됐어요. 근데 본인은 제소가 된 지 2시간 만에 기각이 됐고, 저는 며칠 뒤 제명이 됐어요.

류 전 최고위원은 현재 자유한국당에 제명과 관련해 재심 청구를 해놓은 상태다. /서초동=이효균 기자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계획이 있나.

무소속으로 갈 수 있죠. 국민이 있고 많은 사람의 염원과 기대가 있다면 가죠. 근데 단순한 무소속이 아니라 큰 변화가 있을 거예요. 범 보수 우파에 지금 홍준표를 중심으로 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해요. 홍준표 체제로 안 된다. 우리가 새집을 짓자는 말도 나와요. 지금까지 제가 걸어온 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제 뜻과 상관없이 여기까지 왔어요. 지금도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몰라요. 하지만 굴하지 않고 비굴하지 않고 정의롭고 당당하게, 류여해답게 가겠다고 약속할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정치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정치인은 오늘 했던 말이 내일도 똑같고, 10년 뒤에도 똑같고, 또 그 사람이 얘기하면 재밌고, 내일은 무슨 얘기할까하고 기대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홍 대표를 통해 보는 정치는 거짓말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말을 바꾸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고, 이런 모습을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요. 저는 제가 국민일 때 그런 정치인을 보고 욕했어요. 근데 저는 지금도 국민이에요. 그래서 전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되고 싶은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설사 저에게 불이익이 온다고 해도 앞장서서 싸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류 전 최고위원은 이제는 웃으면서 싸워야 하니까 안 울거예요라고 강조했다. 류 전 최고위원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 희망이 우리 당에 있다고 했던 사람이에요. 저처럼 조직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없고 기반도 없던 사람이 최고위원이 됐던 건 우리 당원들의 염원이었고 바뀌었으면 하는 희망에 대한 기대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을 읽지 못하는 당 지도부가 안타깝죠. 지금도 모든 사람들은 거기에 같은 염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나쁘지만 정의롭고 옳은 방향으로, 좋은 대표를 만나 다 같이 뭉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아픔의 과정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끝까지 싸우고 갈 거고요. 그러다가 다치기도 하고 힘든 날도 있겠죠. 하지만 역사 속에선 항상 누군가 다쳐가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기에 한번 뛰어보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있어요.

-첫 기자회견 때 오열했다. 이제 울지 않나.

이제는 울 수가 없어요. 제가 제명당했을 때 울었나요? 안 울었죠. 운다는 건 기대와 희망을 얘기할 때 우는 거예요. 지금은 기대할 수 없고 희망을 얘기할 수가 없어서 울 수가 없다. 이제는 웃으면서 싸워야 하니까 안 울 거예요. 다만 제가 마지막에 가선 울게요. 정말 따뜻한 집이 지어졌을 때 그때 감동해서 한 번은 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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