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안철수의 '통합 열차'가 넘어야 할 '네 가지'

통합을 향해 직진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전당대회라는 가장 큰 산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효균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전 당원 투표에서 재신임을 받은 이후 거침없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향해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아직 '전당대회(이하 전대)'라는 큰 장애물이 남았다.

호남계 등을 중심으로 한 다수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결사 반대'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전대 개최는 물론 안건이 통과되는 것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상황은 통합파에게 불리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전대 의장이 반대파인 이상돈 의원인데다 부의장인 윤영일·이용호 의원도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에 가깝다. 정당법 19조나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대는 의장이 소집하고 집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의장인 이 의원에게 실질적으로 전대를 열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적으로 반대파는 이 의원이 전대 개최를 거부하는 것을 전략으로 두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의장인 이상돈 의원. 이 의원은 통합 반대파다. /서민지 기자

이 의원은 지난 3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대 소집을 거부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 그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할 성질은 아니"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반대파 박지원 전 대표도 지난 4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전당대회는 나한테 맡겨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 통합 여론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반대파가 무작정 전대를 거부하는 것은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반대파는 또 다른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하나가 '필리버스터'다.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뜻하는 말로 규정 내에서 허용되는 방법을 통해 시간을 끄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로 릴레이 발언 등을 통해 이뤄진다. 반대파는 규정상 자정을 넘기면 전대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의장이 '찬반 토론' 등을 제시하고 반대파 의원들이 발언을 이어가는 전략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파의 저지 외에도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는 다른 어려움이 있다. 전대를 개최하기 위해선 대표당원 1만여명 중 과반인 5000명 이상이 참석해야하는데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만큼의 대표당원이 모일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 점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하는 조배숙, 유성엽, 박지원, 정동영, 최경환, 이상돈 등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위해 모여 있다./문병희 기자

이런 어려움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찬성파 역시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온라인 전자투표 등 '우회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안 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 당시에서도 74.6%의 높은 찬성표가 나왔던 만큼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통합파가 유력하게 고민하고 있던 '케이보팅'(휴대전화 투표 방식. 간단하게 생년월일을 입력한 후 투표가 가능하다) 방식을 통한 전대 의결은 불가능하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5일 나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당법과 당헌 등에 따르면 '공인인증서'를 통한 투표 방식만 가능한데 케이보팅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해당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온라인 투표 만이 가능한 상황인데 절차가 까다로워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파는 전자투표 자체에 대해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적으로도 당원이 전자투표 방식에는 참여하고 전대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정족수'를 판단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 통합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정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정당법과 당헌·당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방안들을 놓고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안 대표는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나 "제대로 된 (통합)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며 "정식으로 당무위원회가 열리고 거기에 따라 여러가지 일들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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