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홍준표 무죄, 洪 친정 체제 구축 '파란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대법원으로부터 성완종 리스트 관련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대법원으로부터 '성완종 리스트' 관련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내 홍 대표 친정 체제 구축에 '파란불'이 켜진 모양새다. 그동안 이 사건은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져 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인사들의 명단으로 추정되며 논란이 불거진 일명 '성완종 리스트'에 휩싸인 홍 대표가 긴 시간 끝에 무죄를 입증받은 것이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완종 당시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홍 대표는 1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되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는 홍 대표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이 모순된다는 판단 등으로 인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판결받았다.

대선 당시 선거 운동 중인 홍준표 대표. /이새롬 기자

그간 이 사건은 홍 대표에게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홍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에 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시 출마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상대편 대선 후보들은 물론 경선에서부터 같은 당 후보들은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당 대표 출마 과정에서도 잡음은 마찬가지였고 취임한 지 5달이 넘었지만 당내는 여전히 홍 대표 체제가 완전히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이 사건이 계속해서 홍 대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또 홍 대표가 '친박 청산'을 빌미로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을 권고하자 서 의원은 자신에게 홍 대표에게 불리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 의원의 그러한 협박성 주장은 홍 대표를 주춤하게 한 듯했다.

한 한국당 3선 의원은 대법원 선고 전 <더팩트>와 만나 "사실 다른 것보다 '성완종 리스트' 때문에 홍 대표를 온전히 지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당내에 많다"라며 "홍 대표는 자신 있어 하지만 혹시라도 유죄가 나오면 어쩌나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다만 22일 선고에서 무죄가 확정된다면 아마 홍 대표에 대한 지지가 더 확고해질 게 분명하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대법원은 22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홍준표 대표의 무죄 원심을 확정했다. /남용희 기자

결국 이날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받은 홍 대표에 대한 당내 지지는 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홍 대표 체제 구축 및 안정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다.

홍 대표의 당 '장악' 전략 역시 속도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홍 대표는 이러한 판결을 예상한 듯 얼마 전부터 이미 친박계 다수 포함 당협위원장 30% 교체하는 등 당내 '물갈이'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를 본격적인 '홍준표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본다.

이어 새로운 당협위원장 선출을 담당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출범도 앞두고 있는데 그 구성을 보면 홍 대표 측근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 추후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홍 대표 체제 구축의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판결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를 둘러싼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제 한국 보수 우파의 중심으로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폐목강심(閉目降·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힌다)의 세월을 보냈다. 누명을 벗게 돼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조강특위에 이어 정책 혁신을 중심으로 제2혁신위를 만들겠다"고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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