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이번 주 조국 민정수석은 말 한마디 때문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빽빽한 스케줄을 소화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월요일 연가'를 사용했고, 고심 끝에 정무수석 임명을 결정했다. 또 춘추관 구내식당은 때아닌 '과메기 풍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연차를 냈다. 심신의 피로를 달래고 국정 현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휴식에 춘추관 분위기도 오랜만에 여유로웠다. 출입기자들 일부는 "대통령도 동남아 순방 다녀오느라 힘들었나 보다"라는 농담을 건네며 "각 매체 연차 사용 시스템은 어떻게 되느냐"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12월 내 남은 연차 7일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같은 날 춘추관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경북 포항 과메기가 올랐다. 지난달 24일 지진 현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비서실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맛'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이를 먹어본 이들은 "와~소주가 생각나는 맛"이라며 "임금님 진상품이라 다른가"란 반응이었다. 다음 날에도 과메기는 또 나왔다. 지역 매체의 기자가 '지역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제공했다.
○…지난 주말, '낙태죄 폐지'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자로 나섰던 조국 민정수석은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달 26일 동영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위원회는 다음 날, 교황의 '균형점' 발언은 청와대가 인용한 뜻이 아니며 교황은 여전히 낙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지난달 29일 조 수석은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변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3년 발언을 인용한 데 대해 천주교를 찾아 '인용 과정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조국의 모습에 "민감한 이슈인데다 종교 문제 앞에서 조국도 어쩔 수 없네""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천주교 신자이다 보니…""국민 청원 취지는 좋은데, 잡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등의 평가들이 흘러나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11월7일~8일)을 시작으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11월22일~25일), 시리세나 대통령(11월28일~30일)까지 총 세 차례의 외국정상을 맞았으며, 이들 모두 국빈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세 정상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국빈방한 체감지수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졌다. 일부 기자들은 "같은 국빈방한인데도 트럼프 때는 떠들썩했던 데 비해 '급'이 다르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전병헌 전 정무수석 후임에 한병도 정무비서관이 임명되자, "결국 도로 원점"이란 반응이었다. 이로 인해 "청와대가 구인난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술 한병도 못해 한병도"란 별명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