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예산안 법정시한 D-day…여야 극적 합의 이룰까

김선동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2018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법정 시한인 2일 극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는 전날까지도 서로 양보하지 못하고 협상 '파행'을 겪는 등 공전을 거듭했다. 다만 심야 협상을 통해 일부 논의의 진척은 이뤘고 본회의 전 '일괄 타결' 가능성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국회 원내교섭단체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1일 오후부터 '2+2+2'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주요 협상 대상은 예산안 관련 6건과 예산부수법안 관련 2건 등 8개 논의 안건에 누리과정까지다.

구체적으로는 ▲공무원 1만2200명 증원을 위한 5300억 원 ▲최저임금 인상분 보조용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 ▲아동수당 1조1000억 원 ▲기초연금 인상 1조7000억 원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 등 6개 예산항목과 법인세, 소득세 인상안 등 예산부수법안 2개와 누리과정 예산이다.

8개 항목 중 뜻을 모은 부분도 있다. 남북협력기금 예산과 건강보험 재정 문제에서다.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당초 정부안 1조462억 원보다 837억 원 감액된 9624억 원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는 2000억 내외 국고 지원 삭감 수준에서 일정 부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 소소위 협상에서 한국당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여야 협상도 파행됐다. /남용희 기자

다른 항목에 대해선 지난달 30일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못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에는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 소소위에서 '따돌림'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협상이 파행되기까지 했다.

한국당은 소소위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자신들을 '따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어제부터 소소위가 열리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우리당 김도읍 예결위 간사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한국당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아예 파행되는 듯 했지만 예결위 간사인 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 '한국당 왕따설'을 해명을 하면서 오후 9시 40분쯤 2+2+2 회동이 겨우 재개됐다. 재개된 협상에서도 여야는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논의의 진척은 있었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소득·법인세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 각 당의 의견을 조금씩 좁히는 상의를 했고 이것을 2일 원내대표 간 최종 조율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역시 가장 큰 쟁점인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지원은 전혀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정책위의장은 "단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지원 등에서는 의견 차이가 굉장히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일 오전 9시부터 원내대표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처리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제 의견이 많이 좁혀졌고 결단의 문제만 남았다. 5대5로 가느냐 6대4로 가느냐 이런 식의 문제가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여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는 여당이 얼마만큼 양보를 하고 결단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일괄 타결' 가능성도 제기됐다. 여야가 본회의 전 극적으로 일괄 타결에 합의한다면 법정 시한 내 처리가 가능하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 당장 타결이 됐다 안 됐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 마지막에 일괄타결로 결정해야 할 것들을 남겨놨다"며 "그래서 내일은 남은 부분들에 대한 정치적 타결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통으로 8개 의제를 갖고 정치적 타결을 해야되기 때문에 2일까지 가봐야 안다"며 "현재까지 약 60% 정도 타결이 된 것 같다. 2일 오전 중에 타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정 시한 내 처리에 부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중에만 타협이 되면 가능할수도 있는데 8대 쟁점 중 하나라도 안되면 합의로 못간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다음 본회의 날은 오는 7, 8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가 이날(2일) 오전 9시부터 협상을 이어갈 계획인 가운데 오전 중 일괄 타결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법정 시한 내 처리가 무산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시한을 몇시간 넘기긴했지만 다음날 새벽에 통과시켜 사실상 법정 시한 내 처리한 것으로 본다.

국회는 지난 2014년부터 국회선진화법을 도입해 일정 시점이 지나면 예산안-부수법안이 자동 부의되도록 했다. 여야는 이미 1일 자정으로 예정돼 있던 자동 부의 시점을 2일 정오로 늦췄지만 오전 협상에서 일괄 타결이 무산되면 법정 시한 내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이 자동 부의되더라도 여당이 혼자 힘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면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지난 사례와 달리 현재 여당은 의석수가 과반을 넘지 못한다.

만일 예산안이 2일 내 처리되지 못한다면 7일과 8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까지 처리가 늦춰진다.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못하고 결국 국정운영에 '제동'을 걸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이례적으로 쟁점 예산과 관련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법안 등을 제외한 예산 부수 법안 9건을 먼저 처리했다. 전날 정 의장과 원내대표가 이러한 방안에 합의하면서다.

이날 통과한 예산 부수 법안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대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안,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국세기본법 개정안,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증권거래세법 개정안, 주세법 개정안, 관세법 개정안,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과세 등 환급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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