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변동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고발했다. 해외 출장으로 이유로 국정감사 증인 출석에 불응한 김 의장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법조계에선 벌금형을 맞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기업 총수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면 1000~1500만 원 정도 벌금을 맞은 전례가 있다. 그러나 재벌에게 벌금형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있어 관련 법안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과방위 국민의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김 의장을 비롯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때 중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앞선 지난달 12일 역시 과기부 국감 당시에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 전 방송위원장과 이 전 홍보수석, 원 전 원장 등 3인은 각각 건강문제, 해외출장, 수사중 사건이라는 불출석 사유를 제출했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동일하게 고발했다.
실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법조계 에선 김 의장에게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지난 2012년 국감 증인 출석 요청에도 불구하고 '해외 출장' 이유로 불출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2013년 법원은 1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소병석 판사는 "그룹의 실질적 총수로서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법률적 의무이자 국민들에 대한 의무"라고 밝혔다. 다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양해를 구하고, 본인 대신 전문경영인을 출석시킨 점을 감안했다.
또한 정 부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도 같은 해 각각 1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문제는 양형이다. 일각에선 막대한 재산을 가진 기업 총수에게 1000만 원 안팎의 양형이 어떤 의미가 있냐고 지적한다. 게다가 '출석률'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올해 일반 증인의 국감 출석률은 78%에 불과하다. 159명 중 124명이 참석했고, 35명은 각종 사유로 불출석했다.
불출석 사유로는 해외 출장이 1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병환(5명), 수사.재판중(3명), 업무 지장(3명), 신문사항 무관(2명), 요구서 미송달(2명), 기타(4명) 등이다. 특히 올해 출석률은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88.2%였던 일반 증인 출석률은 2014년 89.7%, 2015년 86.4%, 2016년 85.7%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증인의 출석 여부 고지와 무단 불출석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당한 이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 처벌 가운데 '벌금형'을 삭제하고 '징역형'만 남게 하도록 돼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은 이날 <더팩트> 취재진에 "처벌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벌금형'을 삭제하는 것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는 정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형종이 징역만 남게 되면 재판부가 선택할 수 폭이 좁아진다"며 "벌금형과 징역형을 병존하게 하는 대신 처벌을 무겁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