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靑 회동 제안에 安 "어떤 사안인지가 중요"…입장 유보 까닭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청와대 회동 제안에 대해 어떤 사안인지가 중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더팩트DB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 청와대 초청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어떤 사안인지가 중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앞서 청와대 회동에 참석했던 안 대표가 입장을 유보한 까닭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포항 죽도시장에서 열린 당원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 전엔 청와대에서 외교안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듣는 자리를 만들고 경제라든지 여러 가지 정책에 관해선 국회 중심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을 들었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확인은 안 해봤지만, 결국은 어떤 사안인가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들을 예방하며 문 대통령의 방중 전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수석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전보다 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주 뵌다고 하시고 중국에 가기 전에도 현안이 생겨서 고민중"이라면서 "빨리 대표님을 초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수석은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하려고 한다"면서 그 시점에 대해선 방중 이후인 12월 중순께 정도인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 관계자도 <더팩트>에 "방중 전까지는 대통령의 일정이 너무 많다"면서 "방중 전 고려는 하고 있으나 전후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빠른 시일내로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지난 9월 추석 전 청와대의 여야 지도부 초청에는 참석했었다. 당시 안 대표는 당시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해법 마련의 시급함에 동의하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번 회동에 대해선 '일단 유보' 입장을 비쳤다. 바른정당이 원내비교섭단체로 내려앉으면서 국민의당이 사실상 원내 유일한 '캐스팅보트'인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처럼 다짜고짜 대립은 아니지만 야당 대표라는 위치에서 라이벌 의식을 복원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금 안 대표가 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민주당과의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차별성을 두고, 향후 정치적 행보에 정체성을 두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당의 관계자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것처럼 향후 국회 협상에서 국민의당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이번 청와대 초청도 어떤 사안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 측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초청건에 대한 요청이 오면 본격적으로 참석여부에 대해 내부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에선 이번 정기국회 성과와 예산안 처리, 북핵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보다 외교·안보에 초점을 둔 논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행자 대변인은 통화에서 "안 대표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으로 초청을 하느냐에 대해 판단을 하고, 그때 (청와대에) 갈 것인지 안 갈 것인지 정하자는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구체적 제안이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참석에 대한) 부정적인 차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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