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5일 만에 새벽 3시 기습 미사일 발사… 의도는?

북한이 29일 오전 3시 기습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북한이 29일 오전 3시 기습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 발사 이후 75일만이다.

합참은 이날 북한이 오전 3시 17분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동해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방위성은 자국 EZZ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탄도미사일은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를 날았다. 합참은 고도 약 4500km, 비행거리는 약 960km 였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부 제원에 대해선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는 가운데 고도와 비행거리로 봤을 때 이번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화성 14형'일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지난 7월 2차례 ICBM을 발사한 바 있다.

지난 7월 28일 발사된 ICBM 화성-14형의 최대 고도는 3724.9km였다. 약 800km 이상 고도가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고도의 약 3배에 달한다.

북한이 매우 이른 새벽에 도발을 감행한 점, 평성에서 발사된 것이 처음인 점으로 보아 한미 군 당국의 즉각 대비태세를 확인해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사진공동취재단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비교적으로 매우 이른 시간에 이뤄졌다. 또한 평성에서 발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이번 발사는 한미 군 당국의 즉각 대비태세를 확인해보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일각에선 미국의 테러 지원국 재지정에 반발, 미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 정부는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6분만에 대응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사격은 오전 3시 23분부터 3시 44분까지 실시됐으며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이었다.

육군 미사일 부대, 해군 이지스함, 공군의 KF-16이 참가했으며 사거리 300㎞ 현무-2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000㎞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이 동원됐다. 우리 군은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으며, 적 도발 원점을 가정한 목표지점에 3발이 동시에 탄착됐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 만에 대응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임영무 기자

합참은 이와 관련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이 북한의 군사동향을 24시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도발 시에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언제든지 도발 원점과 핵심시설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측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미사일 기지에서 추적 레이더를 가동하고 통신활동이 급증한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 소집을 긴급히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2분 뒤인 3시 19분께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보고했다.

lws20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