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檢,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방해 6명 무더기 기소

서울중앙지검은 26일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정치관연 및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을 무더기 기소했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서울중앙지검=변동진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6명 모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6일 서 전 차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 등 국정원 간부 4명과 장 전 지검장,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 파견검사 2명, 총 6명을 구속기소했다.

특히 문 전 국장과 김 전 단장은 지난 15일, 기업들을 압박해 보수단체들에 약 9억9000만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로 먼저 기소됐다.

검찰은 6명 모두에게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국정원법 위반 △위증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더불어 서 전 차장을 제외한 5명에게는 '증인도피'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도 추가됐다.

6명은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 주요 구성원들로 알려졌다. 현안 TF는 지난 2013년 윤석열 당시 팀장(現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끈 특별수사팀의 '국정원 댓글 정치관여' 수사와 재판에 대응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서 전 차장은 당시 팀장을 맡았으며, 특별수사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법원에 나가 위증을 하도록 종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정원의 정치관여·선거개입 활동이 "정당한 대북 심리전 활동 중 발생한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었다"는 일관된 진술을 하게 교육했다. 게다가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될 경우를 우려해 약 2년간 수백 회의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마련했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 정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과 국정원 존폐 위협 등을 고려해 조직적인 활동을 벌인 셈이다.

또한 검찰이 원세훈 전 원장의 전 부서장회의 녹취록 등을 요구하자 감찰실 직원들을 시켜 정치관여·선거개입 지시가 있는 핵심 증거 부분은 삭제했다.

국가정보원 현안 TF 산하 실무진 TF는 댓글 사건 공판기일을 앞두고 사건의 진행과 대책 등이 적시된 상황 보고서를 만들어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 /임세준 기자

아울러 현안 TF 산하 '실무진 TF'는 공판기일을 앞두고 사건 진행과 대책 등이 적시된 '상황 보고서'를 만들어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

실무진 TF에 포함된 이 대전고검 검사를 비롯한 파견검사, 변호사 등은 의견서와 참고자료, 증인신문사항 등 130여 건의 문서를 만들어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에게 전달하면서 증인 리허설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사건에 불리한 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원은 업무와 무관한 해외 출장을 보내 증인 출석을 방해했다. 그러면서 법원에는 "해외 출장이 예정돼 있었다" "불법 공작활동이 없었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을 적어 보냈다.

한편 국정원 '현안 TF'에 관련된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투신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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