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오늘의 선고] '엘시티 비리 핵심' 이영복 1심 징역 8년 外

해운대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회삿돈을 빼돌린 후 잠적했다 기소된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SBS 방송화면 캡처

하루 동안 내려지는 판결은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재판부는 원외 재판부를 포함하면 200여 개가량 됩니다. 그러니 판결은 최소 1000여 건 이상 나오겠지요.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법이 몰려 있는 '법조 메카' 서울 서초동에선 하루 평균 수백 건의 판결이 나옵니다. <더팩트>는 하루 동안 내려진 판결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선고를 '엄선'해 '브리핑' 형식으로 소개하는 [TF오늘의 선고]를 마련했습니다. 바쁜 생활에 놓치지 말아야 할 판결을 이 코너를 통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법조계는 24일 엘시티 특혜 비리로 기소된 시행사 대표 이영복 씨의 1심 선고, 모바일 채팅을 통해 직장 동료를 비방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30대 남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 40억 원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 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주목을 끌었다.

○…法, '엘시티 비리' 이영복 회장 징역 8년 선고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심현욱)는 24일 부산 초고층 아파트·호텔단지 '엘시티' 사업을 진행하면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정관계 유력인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엘시티 시행사 실제 소유주인 이영복(67)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법(횡령·사기) 위반 혐의로 징역 6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705억 원의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정관계 인사들에게 약 5억 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또 엘시티 분양대행사 대표 A씨와 공모해 아파트 분양률 상승을 목적으로 엘시티 아파트 123세대를 매집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엘시티 사업을 진행하면서 허위 용역 등의 방법으로 수백억대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18명의 정관계 유력인사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등 그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규모 건설사업 시행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케 했고 사업비 증가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일반 수분양자에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고위 공무원의 청렴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해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엘시티 123세대의 분양권을 대량 매집한 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 회장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남식 전 부산시장, 배덕광 한국당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 김모씨 등은 모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이 모바일 채팅을 통해 직장 동료를 비방하고 연락처를 알려주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벌금형을 확정했다. /pixabay

○…모바일 채팅으로 직장동료 비방한 30대, 벌금형 확정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장동료를 성적으로 비방하고 연락처 등을 유포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모(30)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015년 11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여성 직장동료인 피해자의 사진을 게시한 뒤 다수의 사람들에게 동료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알려주며 성적 비하 발언을 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은 단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알고만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고 미혼의 여성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겪게 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은 적어도 2명 이상의 불특정 사람들과 성적 비방 내용의 1대 1 대화를 나눴고 대화 상대방 중 피해자의 지인이 있는지와 관계없이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도 "문자를 전송한 것에 불과한 점, 대화를 나눈 사람의 수 등을 고려하면 명예훼손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벌금 300만 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재판부는 "박 씨는 적어도 2명 이상의 불특정 사람들과 1대1 대화를 해서 공연성이 인정된다"며 "원심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가 지난 6월 검찰 출석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유병언 딸 지위로 부당이득"…장녀 유섬나 1심서 징역 4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는 24일 총 40억 원대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재판에 넘겨진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5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9억4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다판다를 포함한 계열사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유병언의 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지원받거나 동생 유혁기에게 지원했다"며 "이로 인해 거액의 부당한 이득을 얻은 반면 피해회사들의 경영 상황은 악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며 피해보상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초범이고 국내로 송환되기 전 프랑스에서 1년 1개월간 구금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유 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모래알디자인'을 아버지의 측근 하모(61·여) 씨와 함께 운영하면서 관계사인 '다판다'로부터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24억8000만 원을 받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같은 기간 자신이 운영한 또 다른 개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45)씨가 세운 개인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1000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유 씨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를 총 475억4000만 원으로 추정했지만, 프랑스 당국과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일단 배임액 45억9000만 원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범죄인 인도 조약 15조(특정성의 원칙)에 따르면 범죄인 인도 청구국은 인도 요청 시 피청구 국에 제시한 범죄인의 체포 영장 혐의 외 추가로 기소할 수 없다.

앞서 검찰은 이달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씨에 대해 징역 5년과 45억90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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