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용산=변동진 기자] '귀순 북한 병사' 구출 현장 출동 여부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군 경비대대장이 당시 사건 현장에서 귀순 병사 구조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유엔사가 공개한 당시 사건 현장을 담은 CCTV를 통해서다.
앞서 중앙일보는 북한 군인 귀순 발표 다음날인 지난 14일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육사 54기)이 북한군 병사가 쓰러진 현장에 직접 출동해 낮은 포복으로 구조 작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9일 YTN은 "판문점 TOD(열감시장비) 영상에 JSA 대대장은 없었다"며 "귀순 병사를 구조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포복으로 접근한 건 대대장이 아니라 휘하의 부사관 2명이었다"고 보도하며 '대대장의 영웅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당시 현장의 열감시장비(TOD) 영상에는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인 권 중령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채드 캐롤 유엔사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열감시장비에 잡힌 3명의 군 병력의 움직임을 설명하면서 "앞에 두 명이 부상당한 귀순 병사를 따라가는 부사관이고, 1명이 한국군 경비대대장"이라며 "두 명이 대대장 인솔 하에 주변 신속하게 이동해 후송하고 있다. 동시에 미군 측 대대장은 전체적으로 모니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채드 실장은 "두 명의 부사관이 먼저 대대장 있는 곳까지 (쓰러진 북한 군인을) 포복해서 데려가고, 이후 세 명이 차량에 탑승시켰다"며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북한 군 초소에서도 저곳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고 부연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북한 병사 1명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가한 모습도 있었다.
유엔사는 "특별조사단의 JSA 귀순자 조사 결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총격을 가했다는 점과 북한군 병사가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차례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JSA 내 유엔사 인원이 판문점에 위치한 연락채널을 통해 오늘 이 같은 위반에 대해 북한군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지난 13일 오후 3시 11분께부터 귀순 병사가 차량으로 72시간 다리를 건너 접근하는 모습 ▲차량의 바퀴가 배수로 턱에 걸린 장면 ▲북한군 4명의 직접 총격 ▲북한 병사 한 명이 잠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돌아가는 상황 ▲귀순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달려오는 모습 등이 공개된 영상에 담겨 있었다.
유엔사는 "이번 사건의 대응에 있어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를 통해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았다. 인명 손실 또한 없었다고 결론지었다"고 강조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 사령관은 "조사 결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유엔군 사령부 경비대대의 대응은 비무장 지대를 존중하고 교전의 발생을 방지하는 정전협정의 협정문과 그 정신에 입각해 이뤄졌다"며 "이번 사건은 (북한군의) 정전협정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정전협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한국·미국·호주·뉴질랜드 등 4개국 군이 참여했으며, 중립국 감독위원회 소속인 스웨덴·스위스 인원이 조사 과정을 관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