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오늘의 선고] "나 19살" 초등생과 성관계한 30대 男교사 징역 3년 外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해 실형을 선고받았다./pixabay

하루 동안 내려지는 판결은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재판부는 원외 재판부를 포함하면 200여 개가량 됩니다. 그러니 판결은 최소 1000여 건 이상 나오겠지요.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법이 몰려 있는 '법조 메카' 서울 서초동에선 하루 평균 수백 건의 판결이 나옵니다. <더팩트>는 하루 동안 내려진 판결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선고를 '엄선'해 '브리핑' 형식으로 소개하는 [TF오늘의 선고]를 마련했습니다. 바쁜 생활에 놓치지 말아야 할 판결을 이 코너를 통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법조계는 20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초등학생을 유인해 성관계를 한 교사에 대한 판결, 피해 금액이 1조원이 넘어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린 IDS홀딩스 사태 당시 지점장들에 대한 1심 선고, 세무조사 대상 업체로부터 감면 대가로 금품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세무서 직원에 대한 선고가 주목을 끌었다.

○…나이 속이고 앱에서 만난 초등생과 성관계한 30대 교사 징역 3년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경호)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초등학생과 성관계를 해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신모(32)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초등학교 교사 신분임에도 성에 대한 관념이나 판단능력이 미약한 피해자에게 자신을 19세라고 속이고 접근한 뒤 범행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신 씨는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지난해 10월 9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된 다른 초등학교 6학년 A(12·여)양을 수원의 한 룸카페로 데려가 성관계하고 A양의 몸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A양이 초등학생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체구가 또래보다 특별히 큰 편이 아니고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와 같은 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으므로 이 시기 학생들의 발육상태 등에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1조원대 다단계 사기에 가담하고 조력한 혐의로 기소된 IDS홀딩스 지점장 등 간부들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pixabay

○…'1조 다단계 사기' IDS 홀딩스 지점장들 1심 무죄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형주 부장판사는 20일 IDS홀딩스 지점을 운영하거나 관리이사로 일하며 1조원에 달하는 사기 행각에 가담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지점장 남모씨 등 IDS홀딩스 간부 1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IDS홀딩스 김성훈(47) 대표 아래에서 지점장 또는 관리이사를 맡아 1만여 명에게 1조 2000억 원을 가로채는 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IDS홀딩스는 FX마진거래·미국 셰일가스 등 상품에 투자하면 배당금과 원금을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투자금은 '돌려막기'식으로 투자자에게 일부 지급됐고 모집책들의 수수료로 이용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9월부터 남 씨 등 지점장 14명과 관리이사 1명을 IDS홀딩스 사기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하고 각각 징역 5~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점장들은 지점장 회의 등을 통해 김 대표에게 들어 사업의 실체를 알고도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받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지점장들이 김 대표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차별성을 가지긴 했지만 일반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업의 실체를 전달받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의심을 넘어서 (지점장들의) 사기 유죄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법이 전제하고 있는 재화 또는 용역 판매업과 무관한 영역에서 진행됐기에 처벌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중 1명에게는 공문서 부정행사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선고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사람의 신체를 고의가 아니라 실수로라도 다치게 하면 처벌하는데 목숨과도 같은 여러분들의 돈을 실수로 이렇게 한 데 대해 왜 법이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지 저도 답답하다"며 "여러분들의 절규를 듣고도 제가 도와드리지 못하는 심정을 헤아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피해자들은 "말도 안 된다"고 소리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피고인 가족·친지들도 고성으로 맞대응하면서 소란이 일어 법원 직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세무조사 대상 업체로부터 감면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무서 직원에게 법원이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pixabay

○…"세금 감면해줄게"…2000만 원 뇌물 받은 세무직원, 징역 3년 6월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세무조사 대상 업체로부터 감면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 등)로 재판에 넘겨진 국세청 모 세무서 6급 직원 A(55)씨에게 징역 3년 6월,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경남 김해에 있는 모텔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면서 3년간 현금매출 내역이 실제보다 적게 신고되었다며 탈루된 세금을 추징할 경우 5억 원이지만 이보다 적게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모텔 업주에게 5000만 원을 요구했다.

A씨는 또 식당과 유흥주점에서 이 모텔 업주와 식사와 음주를 하면서 추징세금을 적게 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4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았고 이틀 뒤 추징세금 규모를 축소해주는 대가로 요구한 5000만 원 중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뇌물범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뇌물 요구와 함께 수수액이 많아 죄책이 무거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간의 실형을 선고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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