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대석>은 '이슈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계 각층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정치·사회·문화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친 핵심 사안에 대해 '이슈 인물'이 생각하는, 느끼는, 판단하는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마산·합포)은 '5선 의원'이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후배들을 위해 궂은 일이 있다면 솔선수범하고자 한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이하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들과 정치권의 개헌 열망이 큰 만큼 이 의원은 "반드시 개헌을 하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을 강조하며 사실상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를 덮었던 것에 대해선 "권력의 핵심에 있는 분들이 개헌안에 개입하려 해선 안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가감 없는 충고를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던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전남 진도 팽목항을 손수 살펴 계파 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된다. 그런 그는 한국당 내 "계파정치는 끝났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또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전형적인 인파이터 정치인"이라면서 "홍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일치단결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14일 이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나 나눈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이다.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고있다. 개헌특위 활동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려달라.
30년 만에 개헌특위가 구성돼서 10개월간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전체회의와 기본권·지방분권 분과와 정부형태 분과로 나누어서 개헌쟁점들을 토론하면서 접점을 찾아왔다. 그리고 개헌특위와 함께 출범했던 자문위 50여분의 전문가가 개헌에 관한 쟁점들을 토론들을 많이 하고 해서 대개 개헌 의제로 60개 정도 가량이 정리가 됐다.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9일까지 한 달간 전국 11곳을 순회하면서 개헌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청취하는 전국 순회토론회도 진행했다. 토론자들은 지역에 계신 개헌전문가나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나서서 개헌들에 대한 의견들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 후엔 국정감사 시즌 때문에 특위가 약 한 달간 휴식 상태로, 이제 본격적인 개헌안 만들기에 나설 때다.
-가장 논란의 중심이었던 정부형태 합의가 어려운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들의 기본권 및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서만 강조했는데.
우선 문 대통령께서 시정연설을 하시는 가운데 개헌 문제 언급을 상당부분 하셨는데, 거기에서 나온 게 국민의 기본권과 지방분권 이 두 문제를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 하자, 이렇게만 핵심적으로 말씀하셨다.
우리가 문제를 삼았던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권력구조 개헌을 전혀 언급하지 않으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개헌 논의가 촉발된 것이 그동안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에게 권력이 너무 많이 집중되고, 승자독식으로 흐르다 보니까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대통령중심제의 부정적 측면이 드러났고, 권력구조를 바꿔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는데. 이런 핵심을 피해가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개헌 논의는 너무 권력을 쥐고 있는 당사자들이 나선다면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게 된다. 실제 권력구조 개편 논의 과정에서 그런 논란이 많이 휩싸여 있어 개헌논의의 진척이 상당부분 되지 않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개헌합의가 잘 안된다.
때문에 문 대통령께서는 개헌이 좀 잘 되도록 '뒤에서 적극 돕겠다' 이런 정도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세부적으로 (개헌) 내용에 개입하거나 지나치게 개헌 일정을 얘기하게 되면 또 정략적인 의도가 있어서 대통령의 힘을 이용해서 논의를 흐린다고 의심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조금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에선 현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개헌특위에서도 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도 이뤄지나.
개헌특위에서는 선거제에 대한 기본 원칙, 틀 정도만 논의하는 것이고, 구체적인 논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개헌특위에서도 크게 정부 형태나 선거제도에 대해 다루지만 선거구제 문제는 상세한 법률로 규정을 해둔 것으로,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민들이 개헌특위에서 선거구제 문제도 다뤄야 한다는 주장을 하시는데, 기본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 정개특위에서 다뤄지는 것으로 명확하게 나눠져 있다.
-당내 현안으로 넘어가보자. 자유한국당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바른정당에서 9명의 통합파 의원들이 새로 합류하게 됐는데. 당내 다선의원으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수우파의 대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아홉 분의 의원들이 입당하신 것을 바람직하게 보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제 그 분들이 당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의 문제라든지 상호 화합적인 융합을 위해서 진정성을 갖고 단합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당내 구성원들이 서로 더 노력해야 한다. 계파로 너무 나눠가지고 대립·갈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계파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당이 이해관계가 대립된 국면에서는 항상 갈등이 촉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잠복해있다. 이런 문제들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계파문제를 해결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 대한 당내 일각의 불만도 있다. 홍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평가한다면.
홍 대표는 전형적인 인파이터 복싱선수다. 정면승부를 거는, 그런 스타일의 정치인이다. 한국당이 상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대선을 앞두고 보수 분열, 대선 패배를 겪으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당시 위기의 한국당에서는 그런 돌파력이 있는 지도력이 필요했다고 본다.
상당한 장점을 가진 한국당의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보수의 대통합을 이루는 데는 그런 리더십이 좀 필요한 때고, 그러기 때문에 홍 대표가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때에 따라서는 홍 대표가 하시는 말씀이 너무 거칠지 않느냐.(웃음) 그래서 강력한 리더십은 그대로 가지고 가시되 표현이나 포용력 있게 말씀을 하시는 것, 이런 것이 좀 개선이 되면 좋겠다.
-당에서 새로운 보직으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게됐다. 어떤 목표로 임하는지.
내년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경쟁력이 있는 숨은 인재들을 잘 발굴해서 모셔오는 역할이 인재영입위원장의 할 일이라서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앞두고 그런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제 지혜와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그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하는 인재영입위원장이 돼야 되겠다. 그런 각오다.
오로지 지금은 보수 정당이 상당히 위기에 처한 것을 돌파해 내서 보수우파를 재건해 내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본인의 정치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홍 대표의 진정성을 믿고 그렇게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일궈내는 것, 그렇게 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당장 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다가오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데. 출마 결심이 섰는지.
다선의원, 선배 의원으로서 후배들이 선거에 나온다는 데 내가 나설 이유가 있나. 앞서 여러 번 선거도 치렀었고. 다만 당내 소란이 계속되고 계파 간 갈등의 대리전으로 가서 당의 역량이나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그런 목소리가 나와서 내가 필요로 한다고 하면 도와줄 용의는 있다.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면 후배들이 나서는 경선에 함께 참여해서 하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