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영상] 게임하고 졸고 사진 찍고! '의원님'들의 씁쓸한 '국회 일탈'

올해 국정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일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의원님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올해 국정감사가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 동안 진행됐다. 올해 국정감사는 감칠맛 나는 이색적인 장면들이 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의 묘미를 살렸다. 이번 국정감사 현장에 손도끼와 전자기펄스(EMP) 충격기, 생수병 몰래카메라 등 다양하고 신기한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노트북 피켓 시위'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민등록번호를 맞히는 시연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길고 지루한 국정감사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참을 수 없는 눈꺼풀의 무게를 못 이기고 조는 의원들의 모습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여기에 걸어다니는 입법기관, 국회의원들의 품위에 걸맞지 않은 행동들까지 재조명 받으며 정치권을 향한 불신을 키웠다. <더팩트>는 올해 국정감사는 물론 과거 '의원님'들의 '국회 일탈(?)'을 다시금 들여다 봤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마친 후 다른 의원들의 질의 도중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휴대전화 게임으로 지루함을 달래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오후 서울특별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마친 후 다른 의원들의 질의 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했다. <더팩트>는 탁자 밑에서 조심스럽게 게임에 열중하던 강훈식 의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시에 국정감사 자료를 요청했다가 박원순 시장 측 인사가 허인회 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해 시작한 지 20여 분 만에 정회가 선언되기도 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졸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졸고 졸고 또 졸고

참을 수 없는 눈꺼풀의 무게는 국회의원들이라고 해서 이겨낼 수 없기 마련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졸음 앞에 고개를 떨궜다.

이날 열린 법사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고,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발언 질의에 위원장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진태 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막말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더팩트ㅣ국회=이새롬 기자]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도중 졸고 있다. saeromli@tf.co.kr 사진기획팀 photo@tf.co.kr

졸음 앞에 '정치 9단'도 버겨낼 수 없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연설을 지켜 보던 중 좀처럼 졸음을 쫓아 내지 못했다. 졸고 있는 김무성 의원의 모습은 당시 뇌물수수 의혹으로 당대표직을 사퇴한 이혜훈 바른정당 전 대표의 착잡한 표정과 대비돼 이슈가 되기도 했다.

◆ 의미 심장한 문자 주고받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을 응원하거나 질타하는 문자메시지들이 어김없이 의원들의 휴대전화를 울렸다. 다행히도 <더팩트>가 포착해 보도한 '조국 때리는 날'과 같은 정치적 의도를 담은 문자메시지는 포착되지 않았다.

6월20일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한 것을 문제 삼으며 국회 상임위 활동 불참을 선언했다. 제1 야당으로서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상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 후 급반전 됐다. <더팩트>는 '조국 때리기 독려' 문자메시지가 카메라 렌즈에 담아냈고, '오늘은 그냥 조국 때리는 날'이라는 문구는 무수한 논란을 낳았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다른 의원의 질의 도중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 못 말리는 '야구 열정'

국정감사의 무게감도 야구를 향한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천정배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 중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관련 기사를 확인했다.

<더팩트> 카메라 셔터에 찍힌 천정배 의원은 두산과 NC의 경기 프리뷰 기사부터 누리꾼들 반응까지 꼼꼼하게 살폈다. 또 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맹위를 떨쳤던 한화 이글스 관련 기사까지 챙겨보며 올 가을야구는 물론 내년 프로야구의 향방까지 꼼꼼히 챙겼다.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를 연고로한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결과 두산은 NC를 제압하고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KIA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자웅을 겨루고 있다.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2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앞두고 휴대폰을 거울 삼아 매무새를 갖추고 있다. /국회=임영무 기자

◆ '나 일하고 있어요~' 잘못된 자기애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6월29일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중 개인 사진사를 바라보며 포즈와 표정을 지었다.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윤영석 의원은 청문회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발언을 한 뒤 다른 의원들의 질의 시간에 본인이 섭외한 사진사와 개인 프로필 촬영을 진행했다. 윤영석 의원의 잘못된 자기애에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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