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모종의 역할론을 할 지 주목된다. 앞서 양당 통합론에 물꼬를 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일 김 전 대표의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기념회에서 만날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김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1일 "안 대표가 (김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올 것이다. 그리고 유 의원도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측근은 1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요즘 김 전 대표가 걱정을 많이한다. 또 야권이 저렇게 지리멸렬한 것에 대한 걱정도 있다"며 "김 전 대표는 20~30년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정치권에 기웃거린 적이 없었다. 늘 어디서 모셔가셨는데, 이번에도 이런 상황(야권 정계개편)에서 김 전 대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통합파가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갈 경우, 바른정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서 남은 자강파 의원들과 국민의당의 연대론이 거듭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에 보수를 아우를 수 있고, 지난 대선에서 안 대표를 후방지원했던 김 전 대표가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유 의원은 바른정당 대선후보 시절 김 전 대표와 안 대표가 공감한 중도야권 성격의 '개혁공동정부' 참여에 대해 "어차피 대선이 끝나면 그런 얘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일각에서 '보수대통합 전당대회'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일단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친문(친문재인)계파에 반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안 대표의 제안에 따라 국민의당 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1980년 이후 민정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한나라당 등 좌우 이념을 넘나들면서 보수진영에서도 다소 부담감이 적다. 때문에 직전 대선에서도 비문(비문재인) '빅 텐트'의 깃발을 꽂을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대표 측과 안 대표, 유 의원 측은 이러한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 측은 이날 기자와 만나 안 대표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안 대표가 가셔도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 올 가능성이 크다"며 "(당 내에서 반발이 큰 통합론 논의를) 지금은 그렇게 크게 말하고 다닐 처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 측은 "공식일정엔 (출판기념회 참석이) 없다"며 "개인일정은 모른다"고 함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표가 여의도 정치권에서 거론된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정치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김 전 대표는 아직은 그렇게 움직이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지방선거가 되면 이쪽, 저쪽에서 오라는 얘기도 많아질 것이고 정치를 안 할 도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또 다른 의원은 "지금 정치에 복귀하셔도 되지 않느냐"며 "지금이 아니라면 어차피 내년 지방선거 때는 역할을 하게 돼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론 등의 정계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