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중랑경찰서=변동진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13년간 딸 치료비 명목 등으로 약 13억 원의 후원금을 받고, 실제로 사용한 병원비는 750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고려대병원로부터 넘겨받은 이영학의 딸 진료기록을 분한 결과, 총 750만 원의 병원비를 낸 것을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이영학과 가족들 후원계좌 3개를 분석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12억80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아온 사실을 포착했다.
다만 후원계좌에는 약 1억6000만 원의 금액을 '서울대병원'으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수신자명만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영학이 수신자명만 바꾸는 방식으로 다른 차명계좌에 후원금을 송금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 측 판단이다. 이에 병원비가 송금된 계좌와 주변인들의 계좌 20여 개, 신용카드 등 기부금의 실제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만약 이영학이 딸 치료비 명목의 후원금을 다른 곳에 썼다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기부 사기 혐의'를 적용받게 된다.
한편 경찰은 이영학 아내의 사망과 관련,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점에서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50m 떨어진 옥상 폐쇄회로(CC)TV가 딸의 방 창문을 비추고 있지만, 여기서 투신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며 "화장실에서 아내가 투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