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최근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바른정당 발(發) 야권 정계개편이다. 핵심은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11월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는 정치권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통합 논의마저 무산되고, 전당대회가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과의 통합 논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통합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에 반대하는 '자강파' 의원들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불을 붙인 것이다. 정치권은 바른정당발 야권 정계개편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바른정당 이슈 대부분이 통합설로 채워지면서 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20일도 채 남지 않은 전당대회가 한 켠으로 완전히 밀려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흥행 여부는 당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한 바른정당 당직자는 25일 <더팩트>와 만나 "전당대회가 코 앞인데 온통 통합 얘기만 하고 있다"며 "통합이라도 성사가 되면 모르겠는데 이러다 이도 저도 안 되고 당이 타격만 입게 될까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 의원도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일이 현재는 우리 당에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통합보다는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며 "우선은 전당대회를 잘 마치고 나서 그 뒤에 통합은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언급되고 있는 통합 논의들도 여러 장애물들이 존재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합을 추진하려는 양 당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당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복당을 위한 명분이 될 '친박(親 박근혜) 청산'과 관련해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총사퇴까지 언급하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현재 '정책연대부터 시작'이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통합도 흐지부지되고 전당대회마저 무관심 속에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아울러 이전부터 바른전당 전당대회는 일부 통합파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추진으로 인해 '반쪽 전당대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인 바 있다. 통합파 의원들은 최근에도 전당대회 전 복당 가능성을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다. 현재 20석인 바른정당은 소수의 이탈이라도 타격이 크다. 또 한 석의 이탈만으로도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돼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질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할 계획인 박인숙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탈당파 의원들에 대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갈 땐 나가더라도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에 나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전당대회에 대해선 "그래도 '흥행에 실패하면 어떡하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열심히 임해서 흥행에 성공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출마 선언을 한 하태경 의원도 통화에서 "지금 우리당 전당대회 성공 기준은 탈당자가 한 명도 생기지 않고 잘 치르는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 우리당의 목표는 생존이다. 전당대회 자체를 잘 치르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하 의원은 줄곧 '전대 전까지는 합당 논의를 하지 말자'고 강조해온 바 있다.
한편, 흥행 실패 우려 속에도 다수의 인사들이 전당대회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승민·하태경·박인숙·정운천 의원, 정문헌 사무총장 등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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