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반말합니까"…'빳빳한' 증인에 국감위원들 '버럭'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이 19일 강원랜드, 한국가스공사 등을 대상으로 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함 사장은 이날 정우택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황찬현 감사원장 등 19일 국정감사에 나온 피감기관 증인들이 국회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의원과 증인 사이에는 "지금 뭐 하는 거야", "제가 뭘 어쨌다고" 등의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지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함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강원랜드·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광물자원 공사 등을 대상으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감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함 사장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과 서로 목소리를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정 의원이 함 사장에게 강원랜드 직원이 모 프로그램에 나와 인사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유력 실세가 강원랜드에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질의하면서 시작됐다. 함 사장이 '민주당 인사가 누구인지 알아봤냐'는 정 의원의 질문에 "아직 파악이 안 됐습니다"고 답변하자 정 의원은 신경질적으로 "한 달이 지났는데도 누구인지 지금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말입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에 함 사장은 "그게 실명으로 돼 있지도 않고, 본인이 신분을 밝히지 않았더라고요. 시점도 인터뷰 내에서 밝혀지지 않았고요"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정 의원은 말을 끊으면서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따졌다. 계속해서 함 사장이 무언가를 설명하려 했지만 정 의원은 "아는지 모르는지만 물어봤잖아요. 지금 알고 계신 겁니까? 내가 그 설명을 듣고 있어야 합니까"라고 신경질을 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두 사람 사이엔 격한 말이 오가며 한 때 산자위 국감장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기도 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그러자 함 사장은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하시죠"라고 말했고 정 의원은 갑자기 흥분한 목소리로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야, 이게. 함 사장. 다음 질문하시죠? 국회의원 할 때 그렇게 국감 받았어요? 무슨 태도야"라고 따졌다. 이에 함 사장은 "왜 목소리를 높이십니까. 제가 뭘 어쨌다고요"라고 반박했다. 순식간에 국감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계속해서 정 의원이 "국감장에 와서 다음 질문하시죠? 그게 무슨 태도야"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함 사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라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상당히 감정이 격해지자, 장병완 산자위원장이 "함 사장. 정중하게 물어본 것에 대해서만 대답하세요"라고 중재에 나섰고 함 사장은 억울하다는 듯 "말씀하셔서 다음 질문하라고 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듣고 있던 정 의원은 "그건 제가 알아서 할 거에요. 난 국감 받으면서 '다음 질문하시죠' 이런 피감기관을 본 적이 없어요"라면서 이후 함 사장이 말하려 하자 "지금도 말대꾸하잖아. 지금"이라고 지적했다.

'하, 참'이라며 한숨을 쉬는 함 사장을 향해 정 의원은 격한 목소리로 "임기가 다 돼가면 그동안 병폐를 다 해소했어야지 지금도 인사적폐 얘기나오면 창피한 줄 알아야죠"라며 "3년 동안 뭐한 거예요. 청탁이나 받은 거예요?"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마이크를 내려놓은 함 사장 역시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표정이었다.

임기를 44일 남겨둔 말년 황찬현 감사원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만한 답변 태도로 인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국회=남윤호 기자

같은 날 감사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 나온 황찬현 감사원장 또한 의원들과 각을 세웠다. 특히 임기를 44일 남기고 있는 황 감사원장에 대해 의원들은 '말년이라 그렇게 태도가 좋지 않냐'는 투로 꾸짖었다.

이날 여상규 한국당 의원이 "수리온 헬기와 관련해 2년 동안 3번의 감사를 했는데 어디 지시가 있었습니까"라고 묻자 황 감사원장은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황 감사원장을 향해 "답변하시는 것을 보면 정말 임기가 40여 일밖에 안 남은 거 같다. 호락호락 답변을 안 하신다"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도 "4년 임기를 다 마치게 된 것은 축하하지만 답변 태도를 보면 솔직하지 못하다"고 꾸짖었다.

이후로도 황 감사원장은 여러 번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간단한 질의에 황 감사원장의 답변이 길어지자 의원들은 "간략히 해라", "나도 좀 얘기하자", "들어보라"며 답변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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