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추명호 등 MB정부 국정원 고위간부 3명 구속영장 청구…정치개입 혐의

검찰은 18일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을 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ㅣ서울중앙지검=변동진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8일 추 전 국익정보국장을 비롯해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17일 새벽 긴급체포된 추 전 국장의 혐의는 크게 ▲'반값 등록금'을 주장한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비판 성향의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 하차 및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 씨 비난 공작 기획·실행 관여 ▲박근혜 정부 당시 국익정보국장으로서 정부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관여 등이다.

신 전 실장은 직권을 남용해 국정원 소속 직원들에게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 수립 등을 기획하도록 하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 등이다.

유 전 단장은 이미 구속기소된 민 전 단장의 전임자로서 사이버 정치글 게시 활동 및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시위, 시국 광고 등의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하는 등 정치에 관여하고, 관련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여 원을 지급해 국고손실을 가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히, 검찰이 추 전 국장에게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사항까지 혐의를 적용함에 따라, 최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개혁위)'가 발표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각종 불법행위 공모 여부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을 사찰하고 이를 우병우(사진 왼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직보한 의혹을 받는다./더팩트DB

앞서 개혁위는 지난 16일 추 전 국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우 전 수석에게 직보한 의혹이 있다면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하도록 국정원에 권고했다.

국정원 적폐청산TF 조사결과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당시 이병기·이병호 국정원장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우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아 그에게만 따로 직접 보고했다. 더불어 그는 2014년 국내 정보를 종합해 보고서를 생산하는 부서를 관장하면서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관련 정보를 수집한 국정원 직원들을 좌천시키는 등 최 씨 비호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국정원이 추가 의뢰한 내용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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