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불화설이 불거졌다. 북핵 등 대북 정책을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는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최대 제재와 압박이다. 북한은 이에 반발하며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여러 차례 감행했다.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파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기점으로 리용호 외무상과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미·북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난 뒤 "북한과 2~3개 직접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과 대화를 강조해왔고, 틸러슨 장관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틸러슨 장관을 면박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훌륭한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그가 '리틀 로켓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과 협상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해 줬다"고 했다. 이는 틸러슨 장관과 정반대되는 발언이었다. 두 사람 간 불화설이 불거진 이유다.
그러나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을 때 틸러슨 장관은 "상황이 바뀐 것이 없다. 미국인들은 걱정 없이 자도 될 것"이라며 '엇박자'를 노출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해 '굿캅(좋은 경찰)', 트럼프 대통령은 '배드캅(나쁜 경찰)'을 맡아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각)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동안 해 온 혹은 하게 될 대화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데려오기 위한 것 일뿐"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스 장관 간 불화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틸러슨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렇다"고 답했으며, "두 사람이 지난 24시간 사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틸러스 장관의 사임 가능성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틸러슨 장관이 얼마나 더 자리에 머물지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