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가수 고(故) 김광석 씨가 남긴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의 소유권을 놓고 김 씨의 친형 광복 씨와 김 씨의 부인 서해순 씨 간 공방이 시작됐다.
현재 소유권은 서 씨가 갖고 있지만 딸 서연 양의 사망사건을 숨긴 채 저작권 소송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광복 씨는 저작권 등의 소유권을 되찾겠다고 나선 상태다.
광복 씨는 지난 21일 "동생의 아내 서 씨가 딸 서연 양을 사망하게 했고, 딸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저작권 소송을 종료시켰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27일에는 고발인 자격으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현재 김광석 씨의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은 모두 서 씨에게 있다. 서 씨는 2007년부터 저작권료와 저작인접권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석 씨의 저작권료와 저작인접권료는 <더팩트> 확인한 결과, 김 씨가 사망한 1996년 이후부터 약 24억 원에 이른다. 연간 약 1억 원 꼴이다.
서 씨에게 저작권 등이 있는 건 2008년에 있던 김광석 씨 유족과 서해순 씨의 재판 결과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파기환송 의견으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내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조정을 통해 양 당사자가 소송을 정리했다. 조정 결과, 김광석 씨의 저작권과 저작권료는 딸 서연 양에게 돌아갔다. 당시 서 씨는 서연 양의 법정 대리인이었다.
문제는 김광석 씨 사망 후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서연 양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서 씨가 재판 내내 김 씨의 친가 측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이다. 서연 양은 2007년 12월 23일 경기 용인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이에 저작권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딸 사망을 감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서 씨는 지난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경황이 없어 알리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서 씨도 당시 재판 과정에서 서연 씨가 이미 죽었단 사실을 인정한 셈이었다. 관심은 딸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재판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에 대한 서 씨의 소유권이 박탈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상속 전문 변호사 고윤기 법무법인 고우 변호사는 '김광석 저작권료' 관련 판결에 대해 <더팩트>에 "서해순 씨가 딸 서연 양의 사망 사실을 숨긴 것만으로는 판결이 뒤집히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2008년 고등법원에서 이뤄진 조정이 서연 양이 죽은 상태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유효하다, 유효하지 않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서 씨에게 저작인접권이 부정되기 위해서는 서 씨가 '상속 결격'이 되어 딸에게서 상속 받은 사실이 부정돼야 한다. 만약 수사과정에서 '서 씨가 서연 양을 죽였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서 씨는 '상속 결격'이 된다. 이 경우 김광복 씨는 서 씨 소유의 저작인접권을 받아 갈 수 있다."
고 변호사는 다만, "서연 양이 갖고 있던 저작인접권은 서연 양을 기준으로 최근친 상속인에게 가기 때문에 김광복 씨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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