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트랜스젠더는 알아도 젠더폭력은 몰라."
'마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말 한마디에 '젠더폭력'이 다시 TV와 신문 등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여성계를 중심으로 '잰더폭력'을 모르는 홍준표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한국 정치 : 마초에서 여성으로'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자유한국당 혁신위가 각계각층의 여성인사를 초청해 열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지가 취약한 여성계와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만남의 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는 '젠더폭력'의 개념을 몰라 애초 의도와 달리 여성계의 핀잔을 들으며 진땀을 흘렸다.
젠더폭력이란 상대 성(性)에 대한 혐오를 담고 저지른 신체적 성적 정서적 폭력을 말한다. 여성을 공격하는 여성폭력과 남성을 공격하는 남성폭력이 있지만 젠더폭력 피해자 다수가 여성이다. 때문에 대부분 여성폭력으로 통한다. 젠더폭력은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강간), 가정폭력, 성매매 뿐만 아니라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몰카범죄,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최근 들어 가정폭력처럼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격리하는 등 적극적 개입이 가능한 젠더폭력 외에도 데이트폭력과 스토킹, 몰카범죄 등 '은밀한' 성범죄들이 진화하고 있다. 젠더폭력이 갈수록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은밀한 젠더폭력'은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에 비해 현장에서의 대처나 법적·제도적 해결책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 제정과 '국가행동계획(가칭)' 수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의 지위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IT기술 발달 등으로 신종 성범죄가 끊임없이 출연하기 때문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대표의 젠더폭력에 대한 '무지'는 홍준표 대표는 물론 자유한국당의 젠더폭력에 대한 정책이 없는 것이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만들었다. 더욱이 젠더폭력은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꼽은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의 중요한 축이다. 제1야당의 대표가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감시하고 견제하기는커녕 아예 개념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