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北 괌 포위사격 위협,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북한은 10일 미국의 동아시아 주둔 핵심 전략기지인 괌을 겨냥한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사진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서울신문 제공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찮다. 최근 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다. 북한은 10일 "괌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란 강경한 용어를 동원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한 북한의 응수다.

북·미 간 대치가 심화되자 자칫 '무력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으로선 동아시아 주둔 핵심 전략기지인 괌을 겨냥한 북한의 실질적 위협을 두고볼 수만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불거진 이유다. 일각에선 전쟁 시나리오까지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전쟁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전망했다.

◆ 美 "예방전쟁" vs 北 "전면전쟁…팽팽한 기싸움

북·미 관계는 지난달 4일부터 '빨간 불'이 켜졌다. 북한은 이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끈질긴 '비핵화' 요구를 전면 거부하며 '독자노선'을 천명한 것이었다. 지난 6월 30일 한·미 정상회담이 있은 지 나흘 만의 일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달 28일 또다시 2차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경발언과 대북재제 수위를 높였다.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며,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다. 이를 놓고 국제사회에선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기업과 은행을 제재하는 것)' 단행과 정권을 교체하는 '레짐 체인지(regeme change)' 전략 등을 전망했다. 한반도 위기는 고조됐다.

북한이 지난 7월 4일 오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시험 발사 성공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이새롬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유엔 안보리는 지난 5일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의 석탄·철광석 등 주요 광물과 수산물 수출 금지, 신규 해외 노동자 수출 차단 등을 담았다. 이는 북한이 첫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지 33일 만의 제재다.

그러나 북한은 '마이웨이' 노선을 고수했다. 8일 미 언론에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을 더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들은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도 9일 "미국의 예방전쟁에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데 이어 10일 "미국 전략자산의 근거지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위협했다.

◆ '강성발언→무력충돌' 우려, 한미연합훈련 분수령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자 군사적 충돌(전쟁)로 번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은 미국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즉, 전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체제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미 본토 기습타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10일 <SBSCNBC> 방송에 출연해 "만약에 북한이 실제로 괌이든 주변이든 타격한다면 미국은 자국 본토에 대한 공격이라고 간주하고 바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9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연합) 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북미간 말의 전쟁이 시작되고 있지만 전쟁이 임박했다고 볼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분노를 분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도 같은 날 "수만명의 주한미군 가족들과 군속들을 소개시켜야 정말 한반도에 전쟁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간 상견례를 갖고 있다./게티이미지

무엇보다 북·미 양측 모두 경제적 손해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워싱턴과 월가의 연구기관들과 대형금융사들은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만일 한국전쟁(1950~53)과 같은 전면전으로 발전하면 남북한은 물론 미국과 전 세계경제 모두 손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현재 GDP(국내총생산) 75%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으로선 전쟁과 재건비용에 대한 막대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일각에선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전후로 북한이 추가 도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괌을 향해 포위 사격을 예고한 만큼 위험성을 더는 방향(필리핀 쪽)으로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우리 군은 10일 북한에 대한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북한의 직접적인 도발과 관련한 특이동향은 없다"며 "북한의 도발 상황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태세는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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