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연루' 박기영 "입 열개라도 할 말 없다…사퇴는 불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 연루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물러날 뜻이 없다고 말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 연루' 사건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인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사퇴 불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황우석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본부장 임명에 많은 우려가 있는 거 잘 안다"면서 "'황우석 사태' 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고 지금도 매맞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난 12년간 반성을 많이 했지만 기회가 없었다. '황우석 사건'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줬고, 과학기술계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기 때문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들어간 것은 제가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참여정부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지낸 박 본부장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에 연루돼 물러났다.

박기영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원들을 지나치고 있다./이새롬 기자

그러나 박 본부장은 '물러날 뜻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일할 기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과 산업계의 요구를 잘 수렴해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가겠다. 부덕을 용서해주시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 본부장을 임명하자, 공공연구노조·시민단체·야당 등은 일제히 그의 임명 철회 및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8일 "이력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경험을 중시해 임명한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10일 "박 본부장 본인의 의견과 여론을 살피겠다"고 했다.

ar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