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마이웨이' 안철수, 당직자에게 '캔디' 받자 한 말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10일 오전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7·8층 당사를 돌며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사진은 당직자에게 사탕을 건네받은 안 전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여의도=윤소희 기자] "작지만 단단한 초록색 캔디."

10일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한 당직자로부터 '청포도 맛 사탕'을 건네받자 활짝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한마디는 의미심장했다. 마치 자신의 처지를 비유한 것이란 해석이다.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둘러싼 당내 내홍에도 만화 주인공 '들장미 소녀 캔디'처럼 '갈 길'을 뚜벅뚜벅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처럼 들렸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는 캔디의 주제가로 잘 알려져 있고, 초록색은 국민의당 상징색이다.

이날 오전 9시, 안 전 대표는 '8·27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등록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총무국을 방문했다. 평소보다 밝은 표정으로 총무국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그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서류를 직접 전달했다. 후보자 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당직자들을 격려하고자 당사 7·8층을 한바퀴씩 돌았다. 안 전 대표의 방문에 당직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반겼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새롬 기자

7층에서는 유쾌한 일화도 생겼다. 한 당직자는 안 전 대표와 악수를 한 뒤 청포도 맛 사탕 한개를 건넸다. 호탕하게 웃으며 사탕을 받은 안 전 대표는 "이게 작은 거지만 큰 힘이 된다"며 "작지만 단단한 초록색 캔디"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사탕을 한 손에 꼭 쥔 채 7층 사무실을 마저 돌며 인사를 나눴고,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정적인 분위기를 깨기 위해 당직자들에게 박수를 제안했다. 큰 박수소리와 함께 안 전 대표는 당사를 떠났다.

안 전 대표는 '후보 등록'으로 당권 도전을 못 박았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8·27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후 당권주자인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을 비롯해 당내에선 그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파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안 전 대표라는 이유에서다. 당내 의원들과 원로 고문 등은 '후보등록일까지 사퇴'를 설득하고 만류했다. 그러나 그는 결단을 번복하지 않았고, 출마에 반대한 의원들은 당직을 줄사퇴하는 등 국민의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 등록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이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는 혁신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며 "모든 후보가 각자 생각하는 당의 개혁방안과 비전에 대해서 열심히 경쟁하는 자리가 돼야 당이 살아날 수 있다. 나도 당을 살리는 방안으로 열심히 경쟁해서 당을 살리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후보가 각자 생각하는 당의 개혁방안과 비전에 대해서 열심히 경쟁하는 자리가 돼야 당이 살아날 수 있다. 나도 당을 살리는 방안으로 열심히 경쟁해서 당을 살리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그는 또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을 보인 것이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에 "전당대회가 혁신 전대가 된다면 다시 국민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대표로 선출된다면 컨벤션 효과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 당이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정례 주중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p 하락한 5.4%로 5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편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10~11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오는 22일 이틀간 투표를 진행하고 전대 당일인 27일 당선자를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29~31일 결선 투표를 진행해 다음 달 1일 당 대표 당선자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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